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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수원대 합격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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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학년 수원대학교 합격후기
참 어렵게 대학에 들어간것 같아요. 사실 지금 느낌이 매우 미묘하고..복잡한데요.
음.. 좋기도 하지만 너무나도 아쉬웠던 일들이 생각이 많이 나네요.
저는 <미리써보는 합격후기>에다가 글을 올렸거든요. 숙대에 간걸로 생각을 하면서.;
제가 하고싶은말들이 거의 다 쓰여 있다고 생각되니까. 관심있으시면 그걸 꼭 한번봐주세요.
저는 수원대학교 시험을 볼당시, 가군 나군의 연이은 실패로 자신감이 무척이나 없었어요.
가나군에 떨어진 이후로 피아노,작곡 공부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피아노는 하루에 30분치면 많이 친거고, 작곡은 3일에 한곡을 완성할 정도였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수원대는 보고싶지도 않을정도의 마음이였습니다.
수원대보기전날에도, 너무 많이 울었고
차라리 내일 아파서 시험을 보러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했으니까요.
하지만 막상 학교에 가보니 그래도 어떻게든 열심히 해서 붙어야 겠다는
발칙한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나 손도 풀리지 않고, 연습도 안된 상태에서 잘 치는것은
너무 허영된 마음이였어요.
미스터치는 물론이고 건반을 깊숙히 누르지 않아, 소리자체가 매우 빈약했어요.
제가 그곡을 치면서 한번도 그런식으로 쳐본적이 없었는데, 심하게 망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도대체 내일 곡은 쓸수나 있긴 한건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집에와서 울며불며 억지로 이제까지 제가 썼던 곡들을 보고, 피아노는 배점이 200점이고
작곡은 800점이니.. 그래도 끝까지 잘해보자 라는 생각을 했죠.
다음 날 작곡시험역시, 최악의 컨디션과 준비가 되지 않았던 점으로
제가 느끼기에 얼토당토 않은 곡을 썼습니다.
A와 A'는 거의 똑같구요. 완전 베끼다 시피 했으니까요.
사보도 다 번지고, 주위를 힐끗봤는데 저같은 사람이 없더군요.
전 원래 연결구를 쓰지 않는데, 수원대는 반드시 쓰라고 했습니다.
사실 시험보기 전날 저혼자 써본게 전부입니다.
어떻게 써야하는지도 몰라서, 이어에서 다른 입시생들의 작품을 보면서 생각했구요.
그리고 시험을 봤으니, 작곡시험이 어색했겠지요.
..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도대체 얘가 무슨 얘길 할려고 하나ㅡ
붙은 사람이 왜 이런 글을 쓰나 싶으시겠지만.
전 제가 잘한점에 대한 글보다는.
아쉬웠던 점들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전 청음이 유난히도 약했어요. 그래서 가군 숙대를 볼때도, 모험이고 도전이였죠.
지금 3학년에 올라가시거나, 재수를 하시는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것은
설사 자신이 청음을 지금부터 포기하고, 청음시험없는 학교를 위해 공부하고 계시더라도
꼭 공부를 해야한다는 겁니다.
청음은 곡을 쓸때도 너무 큰 영향을 미치것을, 입시준비하면서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뿐만아니라, 나중에 청음을 제외한 모든것이 어느정도 수준에 도달해서
좋은 학교를 쓰고싶어도
결국 청음때문에 학교를 낮추는 불상사가 분명 발생할지도 모릅니다.
어쨌거나 청음은 무조건.열심히 하시길 간절히 바라구요.
제가 가장 크게 실수했던것은 화성학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공부하는 우리에게 가장큰 문제는, 자신이 했던 화성진행이라던가, 쓰기 쉬운 화성을
반복해서 쓰는게 아닌가싶습니다.
하나의 패턴에 길들여지는것이죠.
물론 어렵게, 흔히 말하는 음악적인 화성을 공부해야 하는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화성학도 하나의 음악이므로, 베이스면 베이스
소프라노면 소프라노, 주어진 선율을 보고, 가장 타당한 진행을
그때그때마다 찾아낼수있는 진정한 실력이 필요하다고 봐요.
많은 학생들이 화성학을 어려워한다고 생각되는데요,
어려운 화성학인만큼 우리도 공부를 어렵게, 까다롭게, 예민하게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렇게 하지 못한게 너무 아쉽구요
그리고 작곡은, 전 그래도 나름대로 보람을 얻고 공부했던것이 작곡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음악을 한다는 느낌을 가장 강하게 느낄수 있었고,
그래서 더 재미있고 보람됐던것 같거든요.
사실 전 곡을 못쓰는 학생입니다. 지금은 그래도 많이 나아져서 시험도 봤지만
제가 선생님께 처음 써가지고 간 곡을 보면
6개월전에 선생님이 이걸 보시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라고 참 민망한 생각이 들어요.
곡은 잘써지지 않는다고 절대 스트레스 받으실 필요가 없구요
또 잘써진다고 혼자 만족할 이유도 없습니다. 중요한건 시험당일이니까요.
전 다군까지 입시가 다끝난뒤, 집에서 베토벤이나 쇼팽피아노 책을 꺼내놓고
그 모티브로 곡을 써보는 연습을 했어요.
아 베토벤은 여기서 이렇게 갔구나.. 우와 쇼팽은 이렇게 발전 시켰네?
사실 입시준비를 할때는 하지 못했던 세심한 부분이였는데
다 끝나고 나니까 그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제가 그 모티브로 곡을 쓰고 하면서, 왜 베토벤.쇼팽.슈만이 위대한 작곡가 일수밖에 없었나
다시한번 느끼게 되었어요.
꼭 한번 해보세요.
무턱대고 곡을 쓰지 마시구요, 음악대해 철저히 분석을 하신뒤
그걸 흉내내면서 해보세요.
입시가 끝나고
전 피아노책과 입시기출문제에서 비슷한 유형을 모아서 묶어보기도 했습니다.
스타카토가 돋보이는 모티브들, 당김음이 돋보이는 모티브들.. 등등.말이죠.
비슷하면서도 다르기 때문에, 진행역시 달라야 하는걸 알았습니다.
스타카토가 나왔다고 해서 단순하게 스타카토만 반복 시킬수도 없는 노릇이죠.
독특한 음이기는 하지만, 모티브 마다 음형도 리듬도 다르기 때문이에요.
피아노는 하루도 쉬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절대로 절대로 하루라도 쉬면 안됩니다.
10분을 쳐도 좋으니 반드시 쳐야 하구요, 한밤중이라도 좋으니 연습해야합니다.
실전에서 떨리는것은 연습으로 극복할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연습이 부족했고, 이정도면 실수는 안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피아노를 망쳤습니다.
절대 저처럼 그러진 마세요. 곡을 하루 안쓰는것보다 피아노를 하루 안치는것이
데미지가 큽니다.
전 그점을 크게 강조하고 싶네요.
사실 전 지방에 살면서 서울을 오가면서 느끼는 허탈감, 열등감들도 있었습니다.
점심도 시간에 쫓겨 먹지 못할때도 있었고, 학교를 다니면서 평일에 레슨을 받으러갈때는
12시가 넘어야 집에 도착하고..
고작 6개월이였지만, 기차타는 것 자체가 싫고 질릴때가 많았거든요.
지방에서 서울로 오가며 공부하시는 분들이 분명 많으실꺼예요.
저희 선생님이 가르치시는 어떤 제자는 제주도에서까지 온다고 합니다.
서울에 사시는 분들도 자기보다 불리한 조건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생각하면서,
더욱 열심히 해야 할것 같아요.
정말 어렵고 힘들다고 생각하면 끝도 없는것 같아요.
금전적으로도,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고 지치지만, 우리들중 누군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룹니다.
내가 그 '누군가'중에 하나가 되자.라는 생각.
자꾸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시는것도 좋은것 같습니다.
전 혹시 제가 재수를 하게 되거나, 수원대에 가게 되거나..
어떤 결정을 해도 후회는 하지 않을것 같아요.
재수를 하면, 재수를 하는만큼 내가 열심히 하면 될것이고
수원대에 가게 되면, 감사하게 생각하고 또 거기서 열심히 공부하면 될거라 생각합니다.
어떤식으로든 제가 열심히 하면 길이 있을거라고 진심으로 믿거든요.
이번 입시에서 좋은결과를 얻으신분들, 아쉽게 떨어지신분들 모두
언제나 겸손하고, 기쁜마음 가지시길 바랄께요.
우리는 대학을 가기위해 음악을 택한것이 아니기때문에, 입시로 한번의 실패를 겪었더라고해도
그 실패 자체가 음악을 포기하는 이유가 될수 없기때문이죠.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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