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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피아노 편입 성공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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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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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때 우리오빠가 피아노학원에 다니고있었다.
난 심심해서 오빠따라서 학원에 간 적이 있었다.
그리구 오빠가 맨날 하는 '도레도레도레도~' 이게 귀에 박혔다.
집에있던 키모드같은..장난감으로 티비에서 나오던 결혼행진곡을
FM의 곡을 CM 으로 조바꿈을 해서 쳐봤다.
우리엄만 내가 음악영재라고 생각이 드셨는지 나도 학원에 보냈다.
그러다 여덟살때 난생 첨으로 콩쿨을 나갔다.
최우수상을 탔는데..
엄마가 별로 좋아하지 않으셨다.
왜냐면..대상이 있었는데 못 탔으니까...
열 한살 때..
빈혈과 스트레스로 입원을 했다.
당분간 피아노를 그만치기로 했다.
그게 오래가지 못했다.
엄마는 우리집에서부터 버스로 1시간이나 떨어진 곳에 좋은선생님이
계신다고 날 그리로 보내셨다.
중2 때 수준 낮은 콩쿨에 나가서 연주중간에 멈춘 적 이 있다.
아마 그 날 청심환 다섯 개 는 먹은 거 같다.
그 날 이후로 엄마는 나를 지독하게 가르치려고 하셨다.
연습선생님댁엔 새벽에 어설픈 엄마의 운전으로 갔고...
교수님댁엔 일주일에 두어번씩 들락였다.
내가 가고싶은 학교는 그렇게 좋은 학교가 아니였는데..
그 학교에선 나더러 더 좋은학교나 가라고 떠민다.
고등학교입시서부터 돈을 달라는건가..?
이해 안 되지만 그땐 그냥 인문계를 가자고 마음먹었다.
그게 실수였다.
그렇게 인문계학교에서 피아노를 계속했다.
그래서인지 자꾸 안주하게 되었다.
고3이 되어서는 시험을 치렀다.
원하지 않는 학교가 되었다...
그래서 등록포기를 했다.
재수를 했다.
날 가르쳐주신 교수님 아들이 나와 같은 처지로 재수하고 있다고
교수님이 나를 다른 선생님께 보내셨다.
그때가 8월 말 이였다.
입시곡도 바꾸고..
재수학원도 지루해서 끊어버리고....
왜 해야 하는지 개념을 잃어갔다..
시험을 봤다.
특차로 본 학교에서 연락이 왔다.
실기성적이 좋다고...
그런데 특차로 지원하려면 무슨 서류를 넣으라고 했는데
내가 그걸 안 넣었다고 한다.
난 분명히 넣었는데...
이상하다..
암튼 난 그 서류를 넣어서 학교입학관리과로 보냈다.
그리고 난 붙었다고 생각하고 놀았다.
그런데 발표날 봤더니 불합격이였다.
학교로 찾아갔다.
내가 보낸 서류는 학교에서 원한 게 아니였다.
돈을 갖고 찾아오길 바랬나보다..
왜냐면 그 해 그 학교에 같은 학부에 다른전공학생이
돈으로 학교 들어간 게 적발되서 뉴스에서 제대로 터뜨렸기때문이다.
허겁지겁 입시준비를 이어갔다.
그리고 낭패했다.
나중에 두군데 합격했는데..
한 군데는 서울에 있는 전문대였고..
또 한 군데는 나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네 학교였다.
우왕좌왕 생각끝에 우리는 선생님말씀대로
선생님따라서 그 학교에 가서 잘 배워서 편입을 하기로 맘먹었다.
그리고 그 결정 역시 낭패였다.
난 학교가 마음에 안들어서 가기싫어했고
일주일에 3번가는게 싫어서 온 과목의 F선만 넘지 않으려고
모든과목을 3번씩 차곡차곡 빠져줬다.
그래서 나의 졸업 평균성적은 3.52
나중에 후회했다.
편입하려고 봤더니 다들 4.0 내외였다.
낭패다...
입시준비를 1년 반을 했다.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망설이다가 아는 언니의 도움으로
지독하게 무섭고 철저한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밤에 레슨한 게 마음에 안드시면..
밤 새 연습하고 새벽에 다시 오라고 하시는 선생님....
오전에 레슨시작해서 마음에 안 들면
스튜디오에서 나오지도 못 하게 하고 연습만 시키시는 선생님...
실기시험 전 날 레슨하시고는 불안하신지 밤 새 연습시키시고
아침밥을 곱게 차려주신 선생님..
그 선생님은 정작 도우미 아줌마가 해 놓은 밥만 드시는 공주셨는데..
그리고 날 꼬옥 안아주시면서 응원해주시던 선생님...
미국으로 연주가시면서도 그 큰집을 나에게 맡기고 가시는 선생님..
레슨때 집에 안계셔서 전화드리면 현관 비밀번호를 서슴없이
문자로 보내주시는 선생님....
그리고 내가 합격했다고 했을때..
샤워하고 계시던 중에 나처럼 같이 소리질러주시면서
기뻐하시던 선생님....
그런데 내가 힘든일이 있어서 선생님을 등지고 나왔다.
애기가 마음에 걸리는데...
선생님도 눈에 밟히는데...
나한텐 내 일이 더 컸고..
그게 우선이였다...
그리고 내 일이 해결된 지금..
내가 어떻게 선생님께 다가가야 하나 걱정하며
선생님과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
지금 그리고 선생님께 연락이 왔다.
1년전처럼..
"너 말고 내 악필을 알아보는 애가 없잖아....
그리고, 니가 그런 말 잘 정리하잖아..글씨도 이쁘고...
우리 벼락치기 잘 해왔잖아...ㅋㅋ "
나 역시..
"그 버릇 아직도 못 고치셨네요..ㅋ 아무래도 못 고칠거 같애여~"
"너 요즘 뭐치니...?"
"저랑 안맞아요..하기싫어요...."
"뭔데?쩔쩔매?"
"베토벤...3번....콘체르토요...."
"디게 재미없는거 하네...4번이나 5번이 너랑 더 잘 맞는데..
왜 그거 했냐?"
"그거하래요..나 원래 샘따라서 그리그 할라구 했는데..ㅋㅋ"
우리의 대화는 1년 전 과 다름없다...
"내일..빼빼로 데인데..태원이 빼빼로 챙겨주세여...
이넘! 작년에 받아온 거 배불러서 버릴때까지 나는 한 개도
안 줬는데....ㅋㅋㅋ"
"그걸 기억하니...? 하하핫~ 낼 챙겨보내야겠다...!!"
1년 전과 지금....
달라진 건 나쁜 습관만이 온통 돋아난 거 밖에 없다.
그래도..
저런 무대에서 날 떨지 않게 해 준..
김 규 희 샘...너무 감사하고...존경한다.....
나도 그녀처럼 도도하고 당차고 멋지게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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