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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토 후 이곳에 글을 올려 드립니다. 채택이 되신 분께는 다음과 같은 혜택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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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서울대작곡이론/한예종음악학과 합격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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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서울대 작곡이론/한예종 음악학과 합격 후기
내가 보기에 이 학생은
10000명중에 한명 나올까 말까한
입지전적인 학생이라 생각됩니다.
음악성, 인내, 거기에 포기할 줄 모르는 성격과
가장 부러운 것은, 도와준 지인들의 도움! 바로 행운이겠죠.
이런 모든 요소는 결코 평범한 학생들에게는 찾아 올 수 없는 기회이지요.
아무튼
이 학생의 이름을 오래 기억하면
나중에 그 이름을 어디선가 들을 날이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합격후기가 채택되었으니 원하시면 무료로 1년 선생님 등록 해드리겠습니다.
*본 내용은 이어트레이닝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무단 카피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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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트레이닝에서 선배님들께서 올려주신 서울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합격 후기들을 보며 부러워하고 신기해하며 한편으로는 다짐, 또 다짐했던 제가 이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너무나 가슴이 벅차오르고, 아직도 합격의 순간이 눈에 선합니다. 우선 이 모든 영광을 아버지 하나님께 모두 바칩니다.
- 목차 -
<그 날의 기도>
<감사한 나의 선생님들>
<각 영역 공부>
1. 내신
2. 수능
3. 피아노
4. 화성학
5. 작곡
6. 청음
<서울대학교, 이렇게 들어갔다!>
1. 학교 성적
2. 학생부 비교과 영역
3. 대학수학능력시험
4. 청음
5. 18세기 양식의 코랄
6. 기능화성 전반
7. 피아노 지정곡 - J. S. Bach '평균율 곡집‘
8. 피아노 선택곡
9. 면접/구술고사
■ <그 날의 기도>
제가 작곡 입시의 방향으로 가겠다고 꿈꾸고 다짐했던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 2006년 12월 23일 토요일이었습니다.(잊을 수 없는 그 날) 이 때 집에 혼자 있던 저는 제 방에서 벽을 붙잡고 하나님께 기도를 했죠. 저의 길을 찾게 해달라고......! 아니 그것보다 이미 2학기가 시작되었을 때부터 마음속에서 우러나와 확정되고 확정되었던 제 음악에 대한 열정과 꿈을 꼭 이룰 수 있게 해 달라고, 그 꿈의 시작을 반드시 ‘서울대학교’(이 때 이미 제 목표를 확고히 세웠습니다.)에서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거의 떼를 쓰는 방식의 기도를 했죠.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눈물의 기도를 하고나니 제 마음속에 ‘아! 이 길을 갈 수 있다’는 응답의 확신이 들었죠!
제가 눈물을 흘렸던 이유는 2가지입니다.
첫째, 신학대학교를 가지 않는 길을 택했다는 것.
제 가족의 형제 관계는 3남매입니다. 큰누나, 작은누나, 그리고 저(男). 불과 20년 전 일이지만 확실히 시대가 가부장적 제도가 강하고나 할까요? 어머니께서 막내인 저를 가지셨을 때 아들 낳기를 어머니뿐만 아니라 온 집안 가족 분들께서 간절히 바라셨습니다. 어머니께서는 간절히 기도하시면서 ‘아들이 태어나면 그를 꼭 목회자로 세우겠다.’며 하나님께 약속하셨습니다. 결국 전 멋진(?^^) 사내아이로 태어났고, 어렸을 때부터 신앙이 있는 많은 어른들의 관심과 기대 속에서 ‘나의 비전은 목회자’라는 마인드를 갖고 살았죠. “신학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원을 졸업하여 목사 안수를 받는다...” 이런 과정은 마치 정해진 룰이라고 생각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살아왔던 저에게 그 꿈의 시작점이 될 ‘신학대학교’에 입학하지 않는다는 것은 제 입장에선 왠지 가족 모든 식구들과 더 나아가 주님을 배반한다는 생각이 들어 눈물을 참 많이 흘렸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제 생각이 결코 그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목회자의 길을 걷는 첫 출발점이 단지 ‘신학대학교를 졸업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지요. “내게 주어진 음악적 달란트를 충분히 사용하고 갈고 닦은 다음 신학‘대학원’에 들어가 또 다른 길을 밟자!”는 저의 생각에 오히려 목사님과 많은 교회 분들, 선생님들께서 용기를 주시고 기도해주셨습니다.
둘째, 물질적 어려움.
6살 때 겪은 아버지의 사업 실패(아니 사기.......)로 인한 물질적 어려움은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 가족의 숨통을 조여 왔습니다. 이러한 가정형편과 3남매의 나이차이가 많지 않아 모두 학생인 점을 고려해 볼 때 음악입시의 시작은 어림도 없었습니다. 여기서 저는 또다시 독한 결심을 합니다! “내 힘으로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 들어가겠다!”
저는 당당히 말할 수 있습니다. 전 입시를 위해 단 한 푼의 사교육비를 쓰지 않았습니다. 제가 쓴 돈이라곤 서울대 원서비 10만 5천원과 한예종 원서비 13만원......
■ <감사한 나의 선생님들>
그렇다고 제가 모든 것을 독학했다는 말은 아닙니다. 음악이라는 세계를 보여주시고 끊임없이 도와주신 저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하고 훌륭한 교회 음악 선생님들이 계셨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중학교 1학년 말, 1부 예배 성가대 지휘자 선생님께서 저를 부르시더니 곧바로 반주자 선생님께 피아노 레슨을 부탁해 주셨습니다. 아무런 대가 없이요. 지휘자 선생님께서는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보여 왔던 음악성을 높이 평가해 주셨던 것입니다. 저는 그 전까지 학원이나 과외 등 전혀 음악적 교육을 받아보지 못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악보를 볼 줄 알았고 피아노를 칠 수 있었으며 나름대로 작곡 아닌 작곡(?!^^)도 했습니다. 지휘자 선생님께서 피아노 옆에서 절 뒤돌게 해놓고 단성, 2성, 3성, 4성 화성을 쳐주시면 제가 맞춰가던 기억도 나네요. 피아노 레슨...... 저에 대해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봐주신 것만 해도 감사한데 이렇게 성심껏 관심을 가져주시니 너무 감사했답니다. 처음 받아보는 정규교육에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주 1회. 1부 예배 성가대 연습이 끝나고 30분 남짓 하는 짧은 레슨시간이었지만 저는 그 시간에 최대한 많은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연습을 정말 많이 해갔습니다. 그렇게 피아노 선생님과 호흡을 잘 맞추어나갔고... 중학교 1학년 말 바이엘부터(生초보의 자세로) 시작한 3학년 시작할 즈음에는 베토벤 소나타와 쇼팽 에튀드 등 입시나 콩쿠르 곡 위주로 레슨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3학년 때 예고 준비하는 친구들과 경쟁하는 피아노 대회도 많이 나갔답니다. 물론 1등은 못했지만 이런 저런 입상도 많이 했습니다. 또 3학년 때는 중학교 음악 선생님을 너무 잘 만났습니다. 교육청 관련 대회 갈 때면 직접 운전해주시고(전 같이 가주는 사람이 없으니까요ㅜㅜ), 학교 축제 때 제 자작곡을 연주 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해 주시고...(막 요때 스케르쵸, 환상곡 썼습니다;; 아! 창피해) 지금 보니 제가 음악적으로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힘과 용기, 그리고 신앙적 메시지도 주셨죠. 정말 감사, 감사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때까지도 음악으로 대학을 가겠다(입시)는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그 눈물의 기도와 확신이 있기 전까지 제가 갈 곳은 ‘신학대학교’라고만 막연히 생각했으니까요. 그나마 목표가 있었다면 ‘내가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신학대학교 수석으로 들어가 4년 동안 장학금 받고 다녀야지......’
공부는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중학교 때 3년 동안 여섯 학기 전과목(76과목) ‘수’를 기념하는 특별상을 받으며 차석으로 졸업했고, 고등학교는 수석으로 입학했습니다.(원래 차석이었는데 수석하신 분이 서울 강남으로 휘리릭~~) 이렇듯 저는 말 그대로 공부를 하는 전형적인 인문계 학생이었답니다.(외고/과학고/예고 꿈도 못 꾸었습니다. 돈 때문에......) 그렇게 공부하던 1학년 시절 저에게 음악 입시를 향한 확고한 꿈이 생겨난 것이지요!
그런데 제 고등학교 1학년 때 성적은 화려했던 과거 성적에 비교해보면 많이 뒤떨어졌습니다. 열심히 한 것 같기는 한데...... 생각해보면 그때 확고했던 목표가 없었기에 저조차도 안간힘을 못 썼던 것 같습니다. 확실하게 꿈과 목표를 잡고 나니 다시 공부에 의욕이 생기고 2학년 때부터는 천천히 다시 성적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반드시 꿈과 목표를 가지세요!!!
그렇게 꿈을 가진 바로 그 때! 독일에서 10여 년 동안 유학생활을 하셨던 한 집사님께서 귀국하시고 교회에 사역을 하러 오십니다. 이 분이 바로 지금 저의 작곡/화성학 선생님이시죠^^ 이 분과의 첫 대면 자리 역시 그 1부 예배 성가대 지휘자 선생님께서 만들어 주셨습니다. 저의 꿈과 가고자 하는 학교, 입시 방향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누었죠.
고등학교 2학년! 본격적인 입시를 준비하면서 저는 큰 실수를 할 뻔 했습니다. 바로 화성학 진도입니다. 07, 08년도까지만 해도 서울대학교 이론 전공 시험범위는 7화음 혹은 온음계적 전조 정도로 기초 화성학에서 그 진도가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진도를 아~주 천천히 나갔죠. 그러나 선생님께서 걱정하셨습니다. 아무리 이론 전공 시험범위가 좁다고 하지만 예습차원으로, 남들보다 앞서나간다는 마음으로 꼭 책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이론 전공 학생일수록 화성학과 대위법은 작곡 전공 친구들보다 더 귀신같이 잘해야 한다며......^^ 그렇게 선생님 말씀을 듣고, ‘가’군에 한양대학교 작곡과 작곡전공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으로 공부하겠다는 다짐도 합니다.
■ <각 영역 공부>
1. 내신
이것은 저의 필살무기와도 같았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내신은 악착같이 따냈죠. 독하게! 기술/가정, 컴퓨터, 체육? 그 어떤 과목도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이런 자세가 서울대와 한예종 내신 준비(두 학교 모두 내신 전 과목 반영임)에 어려움이 없도록 해주었던 것 같습니다. 고 3때 수시 2학기 한창 쓸 때, 고등학교 인문계, 자연계 전체 내신 성적 3등이 되어서 저에게 서울대학교 지역균형선발전형을 쓸 기회가 주어졌었어요. 인문대학 종교학과 썼는데 보기 좋게 떨어졌죠~^^하하. 그래도 그만큼 저는 내신 준비를 열심히 했습니다.
제 내신 준비의 가장 key point는 저만의 text book을 만드는 것입니다. 교과서면 교과서, 프린트면 프린트, 노트도 좋습니다. 뭐든지 하나를 고르셔서 그것을 자신만의 책으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자료를 그 곳에 전부 모으고요, 필기도 그 쪽에 모아서 하시고요, 보기 좋게 정리하시고요. 중학교든, 고등학교든 남학생이었지만 필기로 참 유명했습니다;;;; 이렇게 만든 자신만의 text book은 나중에 보면 무척이나 뿌듯하답니다.
몰론 수학은 이런 게 필요 없습니다. 정말 완벽한 개념 정리와 수많은 문제풀이가 관건이죠. 암~^^
아! 제가 특별히 아끼는 국사 정리집이 있는데요, 이건 제가 만든 ‘책’입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완성했죠. 작은 누님이 사범대학 역사교육과 학생이십니다. 누님과 시간이 나면 같이 작업해서 출간해볼 꿈도 갖고 있습니다.(누드교과서 출판을 보고 너무 부러워서ㅜㅜ)
자세한 각 영역 공부 방법을 말씀드리고 싶지만 생각해보니 수만휘등 좋은 까페와 사이트들이 정말 많더군요. 저보다 훨~~씬 대단한 선배들에게 한 수 배워주세요!!*^^*
2. 수능
참 이 놈이 저를 많이 울렸습니다...... 저는 전형적인 내신형 타입이어서 모의고사와 내신의 실력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났던 대표적인 케이스였습니다. 이제 가장 아래에 제 성적을 직접적으로 공개하겠지만 제가 2009 수능에서 받은 성적은 가히 ‘최악’이었습니다. 선생님들께서 “어떡하니...”하시며, “서울대는 갈 수 있냐.”며 참 걱정 많이 하셨죠. 6월 평가원, 9월 평가원, 수능을 통틀어 가장 못 봤으니까요... 그래도 이런 긴장감이 후에 실기고사를 준비하는데 자극제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3. 피아노
피아노는 실기 과목 중 제가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오래 준비해 온 것이기 때문인 듯합니다. 피아노 실기를 치룰 작곡과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몇 가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① 곡 선정 ⇒ ‘곡은 자신 있는 곡으로!’
② 연주 ⇒ ‘피아노과 학생들과 견줄 수 있을 만큼 치자!’
③ 무대 경험 ⇒ 콩쿠르, 교회 반주, 크고 작은 연주회를 통해 다양한 무대 경험 필요
④ 회사별, 모델별 피아노 특성 파악 ⇒ 슈타인웨이, 영창, 삼익, 야마하, 카와이 등. 건반마다 제각각 독특한 느낌이 있답니다.^^
사실, 제가 교회 반주자 선생님께 받아왔던 피아노 레슨은 이런 저런 상황으로 제가 고등학교를 입학하면서 일단락되었습니다. 따라서 고등학교 때 혼자 피아노 입시준비를 했습니다. ‘우선, 지금까지 배워온 것이 있으니까 앞으로 이 곡, 저 곡 많이 쳐보고, 작곡과 피아노 입시 준비를 스스로 해보자!’는 다짐을 하고 혼자 피아노 앞에 앉았습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고등학교 2학년 때 시에서 주최했던 피아노 대회에 참가한 것입니다. 예선 곡은 에튀드 중 한 곡. 저는 쇼팽 에튀드 op.10-4를 쳤는데 떨어졌답니다. ‘아! 혼자 준비하는 것이 한계인가!?’ 실망도 했지만, 용기를 갖고 그 다음 해 같은 대회에 다시 참가했습니다. 예선 곡은 역시 에튀드 중 한 곡. 저는 이 때 전략을 갖고 콩쿠르 곡으로는 잘 선정되지 않는 라흐마니노프 에튀드 op.33-6을 준비했습니다. (참가자 중 혼자 이 곡을 쳤죠.) 짧지만 웅장한 다이내믹 표현, 힘이 있는 연주, 남들과 차별화된 레퍼토리. 제게는 장점이 많은 곡이었죠. 결과는 예선 통과! 예선 때 심사위원 분들께서 50초 정도 들으셔서 ‘와! 이건 끝이구나!’ 걱정했는데 무사히 통과했죠.(정말 그 때는 기대도 안했습니다.) 1주일 후 열린 본선은 제가 대학 입시 곡으로 정했던 베토벤 소나타 21번 ‘발트슈타인’으로 준비했습니다. 본선 날 미스터치가 상당히! 많아서 결과는 2등을 했지만 제 나름대로 너무 너무 흡족했고 감사했던 하루였답니다. 대회가 8월이어서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었는데, 친구들이 공연장에 와 응원해줘서 더 기억에 남고 결과도 좋았고 해서 좋은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아! 저는 집에 피아노가 없습니다...... 집안 형편상 구입은 말도 안 되는 일이고요, 10년이 지난 디지털 피아노(A/S NO! 건반이 정확히 13개 안 나옴 ㅋㅋ)가 전부랍니다. 어렸을 때부터 연습을 모두 교회(교회가 나름 크고, 음악 사역에 지원이 많은 곳이랍니다.)와 학교 음악실을 오고가며 했습니다. 그러니 집에 피아노가 있으면서도 연습 안 하시고 다니는 학원이 있으면서도 피아노와 친해지시지 않으려는 입시생들! 이렇게 처절하게 공부하고 매달리는 학생들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4. 화성학
저는 화성학을 혼자서 공부했습니다. 작곡 선생님께서는 제가 한 주 동안 풀어온 화성학 복사본을 집이든, 학교든 틈틈이 보시며 첨삭해 주시고 그 다음 주 제게 돌려주시는 식의 방식으로 레슨해주셨습니다. 물론 심하게 잘못된 개념이 잡혔다고 판단하셨을 때는 직접 불러주셔서 1:1로 알려주셨죠. 제가 필요한 책도 구해 볼 수 있었고요.
백병동 화성학이 저의 첫 화성학 교과서였습니다. 이 책을 거의 수학 개념서 보듯이 했습니다. 혼자 공부하는 것인 만큼 한 줄 한 줄 아주 꼼꼼히, 유심히 읽고, 질문하고, 또 필기하고 그렇게 또 저만의 text book을 만들어 갔습니다. 백병동 화성학을 고등학교 3학년 올라왔을 즈음 끝냈고 화성실습(천광우) 책을 샀습니다. 쭉 읽으며(아! 말씀이 좋습니다^^ 꼭 줄그어 가면서 읽으세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 몇 개씩만 풀었죠.
한예종, 서울대 모두 바하 코랄이 시험에 있었는데요, 백병동 화성학과 화성실습(천광우)책으로 공부했습니다. 바하는 역시나 곡을 직접 치면서 비화성음 분석하고, 어떻게 하면 ‘바하’다운 찬송가가 될까 생각하며 모방하는 것이 으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 찬송가 반주 은근히 도움 됩니다.
수능이 끝나고는 실전화성(김정덕) 책을 샀는데요, 이 책의 부록에는 역대 서울대학교 기출문제가 담겨있습니다. 서울대학교 입시생이라면 정말 강력추천입니다. 저는 이 책을 공부하면서 입시가 코앞인 만큼 앞의 내용을 전혀 보지 않고, 마지막 장인 제20장 실전 문제 풀이와 서울대학교 기출문제를 풀었습니다. 입시를 1, 2주 남기고서는 시간이 없으므로 모범풀이를 분석해 보며 서울대학교 화성학 시험의 기출 ‘전조’들을 파악해 나갔습니다.(화성학 입시 문제는 조성 찾기가 관건이죠.)
화성학을 풀 때나 작곡을 할 때나 늘 중요한 건 제가 쓴 곡을 소리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새로운 화성을 알아갈 때 마다 늘 소리로 익혀나갔죠. 이 과정은 청음에서도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영어 단어 공부랑 똑같아요. 마냥 단어만 보고 뜻 외우는 건 의미가 없어요. 직접 듣고 내 입에서 튀어나와야 하는 거죠. 그래야 자기 언어가 되는 것처럼. 모두들 피아노에서 늘 붙어있읍시다!^^
화성학을 재밌게, 또 유익하게 공부하는 방법은 주변에 곡들을 분석하는 거예요. 저는 교회에서 음악 사역을 이것저것 맡았던 만큼 교회 음악을 많이 접할 수 있었는데요, 악보 보면서 “어? 여기 부속화음 있네.”, ‘부감화음, 변성화음, 증6화음, 전조, 나폴리......’ 늘 관심을 가졌죠. 공부한다기보다 순간순간 체크한다는 마음으로 재밌게 받아들였습니다. 자주 들리던 가요도 늘 관심대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원더걸스 'Nobody' 듣고 ‘어? 동형진행이네!’ 이런 식으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라면 고1 때 화성학 문제라는 것을 처음 풀어본 날 이에요. 백병동 화성학 가장 앞에 있는 주3화음 연습문제를 풀었는데요, 앞에 있는 내용들을 모두 수박 겉핥기식으로 읽고, 그 간단한 문제에 온갖 배우지도 않은 고급 화성들을 써나갔죠. 일단 그 많은 화성들이 내 머리와 귀에는 익은 화성들이었기에 당연히 피아노로 쳐보면 나쁘지는 않았지만, 화성법으로 분석해보면 병행, 은복, 수많은 화성규칙에 어긋났던 부분이 태반...... 처음으로 작곡 선생님께 지도 받았던 날이었는데 아! 창피했어요...ㅠㅠ 그 때 이후로 정말 겸손히 초심으로 돌아가 하나하나 꼼꼼히 공부했던 게 기억납니다. 음악을 본격적으로 배우는 입장에서 정말 중요한 사건이었답니다.
5. 작곡
사실 저는 위의 합격한 두 학교 말고도 09학년도 한양대학교 작곡과 작곡전공으로 ‘가’군 시험을 봤습니다. 결과는 예비도 아닌 불합격! 아! 충격이었죠. 그러나 제가 겸손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작곡과 이론전공과 작곡전공의 차이는 실기시험에 ‘작곡’평가가 있느냐 없느냐 입니다. 작곡전공 학교도 준비했던 저에게는 ‘실기 작곡’이라는 또 하나의 짐이 생긴 것이지요.
저는 입시 작곡을 고3 6월, 피아노 3부 형식 쓰기로 시작하였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늦었죠. 모티브는 이어트레이닝에 올라와있는 각 대학 입시 모티브를 사용했고요, 레슨 방법은 화성학과 마찬가지로 제 생각대로 혼자 써보고 그 곡을 선생님께 지도받는 식이었습니다.
그동안 성가곡(4부), 송영, CCM 작/편곡, 피아노 곡 등 부족하지 않은 작곡 경험을 가진 제가 입시 작곡의 ‘입’자도 모른 채 3시간을 재고 입시 작품으로 써 본 작품이라는 것은 ‘졸작’이었습니다. 듣기에 예쁜 곡이기만하지 풍부한 다이내믹도, 화려함도, 탄탄한 구성도 보이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때부터 ‘입시 작곡’의 현실을 깨달았죠. 이어트레이닝 홈페이지에서 합격생들의 작품을 보고, 다들 하나같이 말하는 슈만 피아노 소곡들과 멘델스존 무언가 많이 듣고, 보고, 무엇보다 피아노를 치며 직접 쳤을 때 느껴지는 많은 것들을 몸으로 받아들였죠.
그 결과 한 달 후, 7월에 있었던 제19회 음악저널 전국학생음악콩쿠르에서 많은 예고 학생들을 제치고 작곡 부문 1위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날 이후, 자신감을 가진 저는 정말 쓸데없는 자신감 하나로 입시 작곡에 손을 놓았고(?!), 수능이 끝난 11월,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3중주 세도막 형식 쓰기로(한양대 입시곡) 작곡 공부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독주 선율과 반주의 개념이 아닌 독립된 2개의 주인공이라는 점, A모티브의 충실한 활용, 화려한 사보 위주보다는 탄탄한 구성력에서 보이는 아름다운 선율, 바이올린이라는 악기에 대한 정확하고 풍부한 이해 등 많은 내용들을 곡을 쓰고 쓸 때마다 새롭게 또 새롭게 배워나갔습니다. 한양대 준비할 때는 작곡 선생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답니다.
작곡과 작곡 전공을 떨어진 학생이 이런 글을 쓴다는 것이 우스운 일이겠지만, 저는 한양대 실기 시험 중에 가장 자신 있게 보고 온 것이 바로 ‘작곡’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제 습작까지 통틀어서 입시 때 곡을 가장 잘 쓰고 왔습니다. 그렇다면 저의 한양대학교 불합격의 요인은 무엇이었을까요?
6. 청음
그것은 바로 청음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체감하는 불합격 요인이기도 하지요.
한양대 청음...... 청음 CD 시험 연주가 끝나고 5분 만에 걷어 가실 줄 몰랐습니다.(후덜덜...... 한양대 입시생들 꼭 참고하세요!) 그 5분이 어찌나 빨리 가던지 못 들었던 부분은 제대로 그려서 내지도 못했고요, 4성 청음 모두 들어서 악보에 적었지만 화성 분석할 시간이 부족해서 하다가 냈고요, 음정 청음 분석(ex: 감5도, 장9도)도 빈 칸을 남긴 채 냈습니다. 아마 과락이었을 듯해요. 한양대 청음 시험. 듣자마자 주어진 해결 과제를 그 때 바로 처리하는 능력, 속기. 한양대 입시생이라면 반드시 가져야할 것 같습니다. 이상 불합격 후기 이었습니다 ㅠㅠ ^^
청음은 정말 순수 100% 혼자 공부해 나갔습니다. 다행히 절대음감...... 시간당 몇 만원 하는 단기 레슨비조차 아까워서 선생님 없이 혼자 했습니다. 이어트레이닝에서,
실기 시험 준비 기간 동안 실전 문제라고 생각하고 7,8단계를 쭉 들으면서 감각을 키웠습니다.
아! 4성 청음 같은 경우에는 각종 화성학 책의 예제들을 연주 녹음 해두셨다가 푸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랍니다.
■ <서울대학교, 이렇게 들어갔다!>
사실 많은 후배 입시생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일 거예요. 이 부분에서는 제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이론 전공’에서 요구하는 각 요소들을 어떻게 채워나갔는지 구체적으로 또 입시 요강에 맞추어 체계적으로 정리해 나가겠습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음악학과’ 같은 경우, 지난 09년 입시가 기존의 입시와 많은 차이점을 두고 있지 않고, 기출문제가 학교 홈페이지에 모두 공개되어 있으며, 제가 느끼기에는 서울대학교와 입시 준비와 비슷한 점이 많으니 이 글과 이어트레이닝의 지난 합격 후기, 글을 참고해 주세요.
1. 학교 성적(전체 비율 중 20%차지, 전형 총점 200점 중 40점차지)
◎ 1학년 1학기 : 전 과목 평균 1.75등급 (예체능 교과 감점 없음)
◎ 1학년 2학기 : 전 과목 평균 1.62등급 (예체능 교과 감점 없음)
◎ 2학년 1학기 : 전 과목 평균 1.27등급 (예체능 교과 감점 없음)
◎ 2학년 2학기 : 전 과목 평균 1.36등급 (예체능 교과 감점 없음)
◎ 3학년 1학기 : 전 과목 평균 1.25등급 (예체능 교과 감점 없음)
◎ 3학년 2학기 : 전 과목 평균 1.25등급 (예체능 교과 감점 없음)
※ 정시모집 서울대학교 자체 점수 변환 → 34.68점 획득(40점 만점)
☞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수능이 좋지 않았더라도 내신이 좋은 학생이라면 도전해 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제가 그런 경우였고요. 수능 점수가 좋지 않았지만 내신으로 성적을 어느 정도 커버한 경우입니다. 작곡과 이론전공의 내신 반영에 있어서는 기본 점수가 존재하지 않습니다.(실질 반영률 그대로 20%) 즉 9등급이면 그대로 0점입니다. 성적이 최상위, 상위인 친구들이 점수 차를 벌리기 좋습니다. 물론 이 점은 수능도 똑같이 작용합니다.
2. 학생부 비교과 영역(전체 비율 중 5%차지, 전형 총점 200점 중 10점차지)
◎ 출결, 봉사 등 모두 감점 없음
◎ 수상 실적(교외상만)
→ 인천광역시 교육감 표창
→ 제19회 음악저널 전국학생음악콩쿠르 고등부 작곡 부문 1위
→ 제13회 서곶문화예술제 인천광역시 피아노 경연대회 고등부 금상
☞ 이런 부문에서 감점을 당하는 것만큼 억울한 것이 없습니다. 꼭 필요한 요소들 다 채우시고요, 나름대로 비교과를 보는 만큼 교외 수상실적을 채워 넣는 것도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3. 대학수학능력시험(전체 비율 중 25%차지, 전형 총점 200점 중 50점차지)
◎ 언어 영역 : 4등급/표준점수113
◎ 수리 영역 : 1등급/표준점수140
◎ 외국어 영역 : 4등급/표준점수109
◎ 사회탐구 영역(국사) : 2등급/표준점수64
◎ 사회탐구 영역(한국지리) : 2등급/표준점수63
◎ 사회탐구 영역(세계지리) : 2등급/표준점수63
◎ 사회탐구 영역(정치) : 2등급/표준점수65
※ 정시모집 서울대학교 자체 점수 변환 → 31.33점 획득(50점 만점)
4. 청음(전체 비율 중 8%차지, 전형 총점 200점 중 16점차지)
2009학년도부터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청음 시험에서는 녹음된 실제 연주를 들려줍니다. 시험지에는 보표와 조성만이 주어져 있습니다. 박자표는 음악을 들으면서 본인이 스스로 파악해야 합니다. 7번 정도 들려주며, 처음 2번 정도는 음을 적으려 하지 말고 박자감을 느끼며 생각한 박자표에 맞게 마디를 긋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단선율(바이올린, 루바토 있음) 문제를 3/4로 했으며 잘 모르는 마디가 3마디 정도 있어서 연주 음악이 끝난 후 열심히 작곡했습니다. 2성부(알토와 테너의 이중창) 문제는 4/8로 했으며(난생 처음 쓰는 박자표) 무난하게 썼고, 알토의 한 마디는 들리지 않아서 아예 쉼표로 처리했답니다. 4성부 문제는(상투스 합창) 소프라노와 베이스만 들어서 내성은 들린 화성 색채에 따라 작곡했으며 전조를 잘못한 것 같았습니다.
이렇듯 저는 청음 시험을 결코 잘 치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기억할 것은 이 시험은 작곡과 작곡 전공, 이론 전공, 지휘 전공, 국악과 작곡 전공이 모두 모여 함께 본 시험이라는 것입니다. 난이도와 절대적인 자기 점수에 크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차피 자기가 선택한 전공 학과 내에서 상대적으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청음 시험 볼 때 크게 긴장하시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푸시기 바랍니다.
5. 18세기 양식의 코랄(전체 비율 중 4%차지, 전형 총점 200점 중 8점차지)
6. 기능화성 전반(전체 비율 중 8%차지, 전형 총점 200점 중 16점 차지)
시험시간은 오전 10시 30분에서 오후 7시까지. 거의 시간의 제약이 없는 만큼 자기가 쓴 화성학 중 가능한 가장 최상의 것을 쓰고 오세요. 코랄의 경우 페르마타가 없으니 알맞게 종지 위치 찾으시고요, 깔끔히 사보하시고 화성분석 비화성음까지 정확히 하시고, 단 하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철저하게 푸세요. 바흐의 어법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하세요.
기능화성 시험 경우 기존 작곡과 작곡 전공이 보던 시험 난이도로 나옵니다. 범위는 말 그대로 기능화성 전범위고, 1:1 화성풀이가 아닌 주제적 구성이 포함된 화성 풀이입니다. 문제가 20마디정도로 꽤나 길고요, 푸실 때 하나의 음악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푸셔야 합니다. 이미 소프라노 선율에 다이내믹 기호, 크레센도, 슬러, 페르마타 등이 표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모티브에 따른 각 성부에 모방 신경 쓰시고요, 여태껏 배운 화성들 이곳저곳 충분히 사용해 주셔서 음악성도 보여주시고요. 여하튼 최상의 것을 쓰고 오세요. 참고 자료로는 김홍인 ｢화성｣의 뒷부분에 있는 ‘주제적 구성이 있는 화성 실습’부분을 보십시오.
☞ 청음과 화성학을 작곡과 작곡전공과 같은 시험지로 보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 작곡과 이론전공의 음악적 실기 내용 또한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점은 ‘입시 준비가 예전과는 다르게 힘들 것이다’라고 해석할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 동안 이론전공에 대해 많이 들려왔던 말인 ‘서울 상위권 소재 대학의 인문학과에 붙을 성적을 가진 공부가 뛰어난 학생만 붙는다.’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수능 성적이 부족했던 저도 합격의 영광을 봤습니다. 이제 중요한 건 실기입니다! 실기와 면접에서 분명히! 변별력이 많이 생길 것입니다.
7. 피아노 지정곡 - J. S. Bach '평균율 곡집‘ (09년 입시곡은 1권 no.14)
(전체 비율 중 8%차지, 전형 총점 200점 중 16점 차지)
프렐류드는 에튀드(빠른 곡)가 아닙니다. 보통 빠르기 표시가 allegro, allegretto정도지만 지나치게 빠른 것은 듣는 사람도 급하게 들릴뿐더러 바로크의 느낌을 표현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실기장에 가보니 프렐류드 정말 빠르게 치시더라고요. 빠르기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푸가는 발라드(낭만)가 아닙니다. 깜짝 놀랐던 것은 푸가 연주 시 수험생들이 서스테인 페달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바흐시기에 일반적인 건반악기인 하프시코드에 그런 좋은 성능이 있는 페달이 있어서 연주에 사용했다는 것이 가능한 일이었을까요? 결국... 바흐처럼 치세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바른 바로크식 연주가 될 수 있을까요?
｢21세기 음악가를 위한 바로크 음악의 역사적 해석｣(음악세계)라는 책을 참고해 보세요. 빠르기, 셈여림, 프레이징, 아티큘레이션까지...... 바흐 곡을 연주하기에 앞서 고려해보아야 할 것들이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바흐 곡은 다성음악(polyphony)입니다. 연주하실 때 각 성부를 들으려고 최대한 노력하세요. 연습도 부분 파트 연습하시고요. 마치 합창 연습처럼요!
8. 피아노 선택곡 - 고전 또는 낭만시기의 소나타 중 빠른 악장
(전체 비율 중 12% 차지, 전형 총점 200점 중 24점 차지)
피아노 지정곡과 선택곡 시험을 한꺼번에 보게 됩니다. 그러니까 순서가 이렇게 되죠. 자신의 순서가 되면 실기장에 들어가셔서 프렐류드 치시고 끝나면 푸가 이어서 치시고 마지막에 숨 돌리시고 자유곡 치시면 됩니다.(세 곡 모두 중간에 끊음 가능합니다) 이렇게 하다 보니 개인마다 피아노 실기 시간이 5,6분 되네요. 저는 프렐류드, 푸가 모두 끝까지 들으셨고요 선택곡 2분 들으셨습니다.
대기실 피아노는 카와이 그랜드 피아노입니다. 실기장 피아노인 삼익 그랜드 피아노와 느낌이 매우 비슷하죠. 대기실 연습 3분 동안 충분히 느끼고 가세요. 실기를 공연장이나 홀이 아닌 개인 연습실이나 레슨실 같이 보이던 한 방(304호)에서 실시했기 때문에 그랜드 피아노가 아주 좋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찌나 pp표현이 안되던지 선택곡인 발트슈타인 처음 도입부분 치는데 애먹었습니다. 워낙 실기장이 작고 연습실 같으니 정말 부담 없이, 긴장하시지 말고 연주하세요. 가장 중요합니다! 평정심~^^ 빠른 악장인 만큼 급해지시지 말고 템포 조절 잘하시고요.
피아노 선택곡은 보시다시피 입시 전형에 영향력이 상당히 큽니다. 점수 비중이 높지요. 준비를 많이 해가시기를 바라고요, 보통 자유곡 준비하실 때 소나타로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9. 면접/구술고사(전체 비율 중 10% 차지, 전형 총점 200점 중 20점 차지)
대기 시간에 면접/구술고사를 위한 순서를 다시 뽑습니다. 저는 4번이 걸렸습니다. 빨리 끝내고 간다는 느낌에 너무 좋았죠. 면접은 개인별로 이루어지며 개인당 면접 시간이 5분으로 되어있습니다. 형식적인 것이며 그보다 빨리질 수도, 늦추어질 수도 있습니다.(저는 4분 정도 한 것 같았습니다.) 전임 교수님 세 분과 함께 이뤄집니다. 고사 문제는 제 순서 앞의 학생이 고사장에 입실한 동시에 공개 됩니다. 즉, 저는 3번 학생이 시험장에 들어갔을 때 문제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번 해 문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한 글자 한 글자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1. 바흐는 음악의 아버지인가?
2. 서양의 고전 음악, 문화가 더 우월하다고 생각하는가?
3. (기억 안 남)
문제지를 받자마자 세 문제를 쭉 읽으며 자신이 대답할 한 질문을 빨리 선택하시고 그것에 대한 근거와 의견을 머릿속에 그리셔야합니다. 고사장 입장을 하면 자신이 고른 번호를 말하고, 그 의견을 하시면 됩니다. 저는 2번을 선택했습니다. 그 대답은 이렇습니다.
(2번에 대한 대답) 그렇지 않습니다. 문화는 인간이 수없이 긴 역사 속에서 창조해 온 일련의 정신입니다. 세계가 자유, 평등을 외치는 요즘 이 세상에서 인간이 만들어온 모든 문화(음악을 포함합니다)는 당연히 높은 가치를 받으며 존중받기에 마땅합니다. 특정한 어느 지역권의 문화가 더 우월하다, 열등하나는 평가는 내릴 수 없는 것입니다. 보통 우리 동양 사람들이 서양인들에게 가지는 문화적 열등의식. ‘오리엔탈리즘’이라고도 하는데요, 이것은 여태껏 진행되어온 우리의 현대 교육과 제도들이 서양 문화를 더 칭송하며 그것에 관심을 많이 두었기 때문이죠. 한마디로 ‘온고지신(溫故知新)’이 되었어야 하는데 ‘온고’는 간 데 없고 ‘지신’만 살아남은 셈입니다.
대답 후에 교수님의 제 대답에 대한 이런저런 추가 질문을 받았습니다. 저의 대답이 끝날 때마다 정적이 흘렀습니다. 한예종 면접과는 다르게 서울대 면접은 상당히 차갑고 냉정합니다. 아! 그리고 사적인 추가 질문, 기본 소양에 관한 질문이 없었습니다. 정말 위의 주어진 문제에 대한 답만을 요구한 것 같았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준비한 어필하고 싶은 개인적인 말들을 문제에 대한 답을 하면서 요령껏 잘 섞어서 대답하세요.(참 그게 힘들죠?) 저는 음악과 관련된 추가 질문에 대한 답을 하면서 제 꿈이 음악 목회자라는 것을 적절히 밝히며 이야기 해나갔습니다. 이러한 분위기에 단단히 준비해가시고, 당당함과 자신감, 교수님의 얼굴을 보면서 대답하는 여유와 침착함을 절대 잃어서는 안 됩니다.
간절히 바라왔던 것을 이뤄낸 성취감. 그보다 더 뿌듯하고 보람 있는 경험은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말 지치고 힘든 위기의 순간이 찾아올 때 그 고통의 시간 뒤에 찾아올 합격이라는 영광의 순간을 그리며 늘 정진하세요. 정신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신앙을 가지는 것도 매우 좋다고 생각하고요. ^^ 지금까지 너무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랜 생각을 한 후에 쓴 글이 아니라 두서없이 보였는지도 모르겠네요. 마지막으로 작곡 입시생들에게 현실 감각과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해주시고,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게 도와주신 이어트레이닝에게 감사합니다!
‘미래를 설계하는 자만이 과거를 심판할 권리를 갖는다.’
(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1900)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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