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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진단테스트 후기2011-11-15te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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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기대없이 한 일이 큰 수확을 거두는 순간이 있다는걸 깨닫게 되죠. 생각해보면 이수정 선생님께 입시 진단 테스트를 받았던 순간이 바로 그런 순간 중에 하나인 것 같습니다.
교대에 진학한 후, 제가 잘 할 수 있고 열정을 바칠 수 있는 일을 찾고 실행하고자 음악적 기본기 하나 없이 무대뽀(!)정신으로 늦은 나이에
음악의 길에 도전한 저는, 예종 입시가 있는 해 2월에 작곡 공부를 처음 시작하고 정말 운이 좋게도 1차 시험에 붙어 버렸습니다.
예종을 목표로 공부했었기에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고(그 당시 생각), 예종이면 독특한 스타일을 원하겠지 싶어서 가곡도 특이하게 쓰려는 시도도 하고, 정말 촉박한 시간이었지만 많은 과목을 다 잘 해내고자 애를 썼었구요.
사보도 정말 엉망이었고, 분석도 안하고 화성학을 그냥 직감대로 푸는 등 지금 생각해보면 문제가 참 많았지만 그 당시엔 '선생님만 믿고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근거 없는 자신감도 가졌었죠 ㅎㅎ
그러나 돌아온 결과는 실패라는 쓴 잔이었고, 과외를 해가며 번 많지 않은 돈을 털어가며 다소 늦은 나이에 도전 했던 저는 회의감에 빠지게 되었답니다 ㅠㅠ
이쯤에서 저를, 입시라는 결코 만만하지 않은 큰 벽을 알량한 재능과 누구나 다 하는 노력만을 믿고 안일하게 대하던 저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걸 느끼게 되었던 거죠.
하지만 어떻게 해야할 지는 막막했고, 주위에서 뚜렷하고 명확한 조언을 해줄 수 없었던 상황에서 저는 그야말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수능이 끝나고 이어 트레이닝의 진단 테스트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테스트에 대한 큰 기대는 없이 막연하게 가 보자는 생각이었고, 테스트 한 번으로 어떻게 그 학생의 전체를 판단할 수 있을까라는 회의적인 생각도 머릿속에 품은 채, 그리고 '입시 진단테스트' 라는 어감이 다소 사무적으로 느껴지던 상태였지만 다른 방안이 떠오르지 않았기에 저는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이수정 선생님께로 발걸음을 옮겼어요.
그.런.데!
이수정 쌤, 음악에 관해서 지적하실때는 직설적이시고 어떻게보면 냉정하시기 까지 하셨지만,
인간적으로 따뜻하고 무엇보다 레슨에 대한 열정이 넘치시는 분이라는 걸 단번에 느낄 수 있었지요^^
"넌 이 포트폴리오 때문에 떨어진거네"
"어디서 참 짜집기를 많이 해왔네"
등 가차없는-_-;; 말씀도 하셨지만
저를 보시고 정말 밝은 표정으로
"넌 꼭 지휘자 되라!"라던가
"난 너같이 열정적인 학생이 좋아(써놓고도 민망해지는;;)"
라면서 웃으시던 장면이 떠오를 땐 돌아오면서도 참 힘이 나더군요!ㅋㅋ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중요한 건 정말 빠르게 제 곡을 파악하시고 "곡에 종지가 없네, 이렇게 하면 곡이 될거라 생각하니"
하시면서 올바른 예를 피아노를 쳐주시던 모습이나 예종에 떨어진 이유를 납득이 갈 수 있게 말씀해 주시던 선생님의 프로다운! 모습이었죠..^^
기대를 많이 하고 가지 않았던 테스트였지만, 정말 생각지도 못한 많은 수확을 거둘 수 있었지요.
결코 길지는 않은 한 시간이지만, 저는 그동안 막연히 불안하고 답답했던 이유를 속시원하게 찾을 수 있었고, 얼마 남지 않은 입시의 방향성도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열 시간 이상의 가치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한 번만 보고 다시는 보지 않을 수 도 있는 학생인데도 자기의 학생을 레슨해 주는 것 처럼 열정적으로 테스트에 임하시는 선생님을 직접 보신다면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충분히 저의 생각에 공감 하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여기 쓰지 못한 정말 분에 넘치는^^ 선생님의 배려를 많이 받았지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을 상기하면서 이만 마치고자 합니다.
입시생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고 모든 작곡 선생님들께서 자기만의 훌륭한 노하우를 가지고 계시겠지만, 지금 자기의 위치가 객관적으로 어디쯤인지 잘 모르겠거나 막연한 불안감이 계속 일고 있음에도 다 잘될거야라는 믿음으로 애써 나날을 보내고 계신 분들에게는 한시간 받는 테스트가 방황하는 열시간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을거라 다시한번 자신있게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잘 쓰지 못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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