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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연세/한양동시합격 ㅊㄷㅎ지도;이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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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에 한양대, 연세대 합격한 ㅊㄷㅎ입니다. 저는 인문계 고등학교 졸업했고 재수생이었습니다.
2019년 1월 말, 인생 첫 입시를 마친 저는 가족과 함께 부산 여행을 떠나고 있었습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달리는 기차 안에 있던 그때, 지원한 모든 학교에 탈락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저는 그것을 아무한테도 말할 수 없었고, 2박 3일동안 억지 웃음을 띤 채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해운대 앞바다에서 불던 칼바람이 그렇게 차가울 수가 없었어요...
2020년 1월 23일 오늘, 재수를 마친 저는 가족과 함께 먼 곳으로 여행을 와있는 도중 합격소식을 들었습니다. 너무 기쁜데 아직 실감이 안나고 믿기지가 않습니다. 지금은 무엇보다 이번 가족여행은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ㅎㅎ
저는 작년 2월부터 이수정 선생님께 레슨을 받았습니다. 첫 날의 그룹레슨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무려 네 시간동안 음계와 화성에 대한 기본적인 강의를 해주셨는데, 얕게만 알고 있던 것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몰랐던 화성적인 개념도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그 시간 이후 저는 이곳에서 이끌어주시는대로 따라가면 될거라는 신뢰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선율쓰기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작곡 공부를 할 때 저는 너무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새로 배운 화성들의 개념은 알겠는데, 그걸 어떻게 곡에 활용해야 할지 감이 잘 안잡혔습니다.
너무나 상투적인 화성진행으로밖에 곡이 써지지 않았습니다. 그걸 극복해보려고 양치기로 열 개가 넘는 선율을 써간 적도 있는데, 저도 마음에 안들고.. 선생님께 하나같이 난도질(?)을 당했던 기억이..
저는 그 처음 몇 달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좌절을 경험하면서 자기에 대한 반성이 아닌 주변을 탓하기 시작했습니다.
줄세우기 방식의 입시가 싫었고, 정답이 없는 오선지 위에 무엇이 좋고 나쁜거란 건지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그때 다시 한번 생각해봤습니다. 그 2~3개월간의 저에 대해, 그리고 입시에 대해서요.
그랬더니 갑자기 그 불평과 불만의 제 주변 환경이, 그저 제 꿈을 향해가는 길 중에 열어야할 하나의 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다시 한번’이 제게 지금의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입시라는 현실을 받아들였다고 해서, 당연히 곡이 잘 써지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ㅎㅎ 하지만 스스로 발전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었습니다.
강한 정신력과 끈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건 입시뿐만 아니라 앞으로제가 무엇을 하더라도 이겨낼 수 있을거라는 자신감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수정 선생님께서는, 제 부족한 곡을 여러 번 고쳐서 들을만 할 정도로 만들어 가져가도, 항상 더 나은 길이 없을지 ‘다시 한번’보고 고민해주셨습니다.
대학 합격을 위한 일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음악을 사랑하시고 음악을 사랑하는 제자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갖고 계신 모든 음악적 지식을 전해주시려고 노력해주신 것이었습니다. 선생님, 감사드립니다!
한양대 작곡 입시는 제게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고 음악적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기회였기 때문에 따로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우선 저는 작년에도 한양대에 지원했는데, 작곡 실기에서 시간에 쫓겨 아주 제대로 망쳤습니다. 준비한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에 그 기억이 트라우마처럼 남아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재수를 할땐 다른 학교를 지원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죠.
그런데 다시 욕심이 생겼습니다. 이곳에서라면 결과를 떠나 내가 시험장에서 준비한 것을 보여주고 올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9월 쯤부터 긴 곡을 써보고, 여러 서적•논문 찾아보며 작곡 서술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음악을 접했고 무엇보다 음악을 너무너무 좋아하게 됐습니다. 그 괴롭다는 입시 기간 안에서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었던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특히 트리오 청음을 준비하면서는 동주쌤과 악장 수로 따지면 100곡이 넘는 곡을 듣고, 청음하고, 분석했는데 진짜 책상에 쌓여있는 악보를 보면 뿌듯해서 미쳐버릴거같아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시험이 변별력 없게 나와 아쉽지만..)
트리오 작품들에서 바이올린과 첼로의 대위적 선율이라든지 낭만 어법의 멋진 전조 등 보고 얻은 게 참 많아요! 한양대 시험 전날에 갑자기 작년의 시험이 생각나서 이번엔 잘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몰려왔습니다..
그 다음 날 시험장에 앉아서 남은 10분의 시간동안 제가 써놓은 곡과 글을 여러번 읽었는데, 작년의 한을 아주 싸악 씻어버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준비한 만큼만 한거같았습니다. 그 사실에 만족스러웠고 결과를 떠나 너무나 기뻤습니다. 이런 귀한 기회를 주시고, 역시 열정다해 가르쳐주신 이수정쌤께 다시 감사드립니다~ 박동주쌤도 정말 감사드려요~ 제 마음 아시죠?
이제 작곡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청음과 피아노에 대해서 얘기해보겠습니다! 청음은 제가 음감이 좋아서 자신있던 과목이었습니다!
그런데 엄희수쌤께 배우면서 마냥 음감 좋은 것만으로는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없겠단걸 알게 됐어요. 재수하면서 깨닫게 된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인데, 시험이란 건 치르기 전에 그 시험에 대한 100%의 이해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전에 그것이 부족했기때문에 음감이 좋아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던 것 같아요.
희수쌤께 배우면서 청음 시험이 어떤 시험인지,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알 수 있었고 결국 이번 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희수쌤! 정말 매 레슨마다 복습음원 보내주시고 많은 친구들 관리해주시느라 정말 고생많으셨어요ㅜㅜ
피아노는 제 발목을 잡을 뻔 했던 과목이었습니다.. 이하나 쌤께 처음 레슨받을 때, 음악적으로 노래하며 치는 것이 부족하단 지적을 받았습니다. 그 말은 제가 몇 년간 피아노를 치면서 항상 들어왔던 말이었기 때문에, 나아지지 않는 자신에 화가 났었습니다. 하나쌤과 쇼팽 소나타를 공부하면서 음악적인 연주가 뭘지 고민하고 연습한 끝에, 쌤이 “인생곡이네!”라고 해주셨던게 기억이 납니다ㅠㅠ
그러던 중에 한양대의 피아노 자유곡 범위가 1850년부터 작곡된 곡이라는 소식을 듣게 되는데.. 쇼팽은 1849년에 돌아가셨더라고요.. 아마 저와 같은 일을 겪은 학생이 몇몇 있을거같습니다ㅋㅋㅋ 그 이후 입시까지 가군 곡을 3번이나 바꾸는 대혼란파티가 열렸습니다.
근현대 곡을 쳐본 경험이 적어서 잘 맞는 곡을 찾기가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래도 다행히 그나마 이른 시기에 괜찮은 곡을 만나서 입시까지 잘 마무리한거같네요! 하나쌤 그동안 가르쳐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누가 나 TMI라고 하는게 들리는거같아..)
마지막으로 지호쌤께 감사드리고 싶어요! 쌤 덕분에 제가 생각지도 못했던 효과적인 음형을 만들어나갈수 있었고 그룹레슨에서 하루 12시간동안 곡쓰면서 잠깐이라도 웃을 수 있었던것같아요!
그리고 합격 경험이 없어서 불안해하던 제게 확신을 가지라고 말해주신게 정신적으로 큰 도움이 됐어요ㅜㅜ 감사합니다!
아 정말정말 마지막으로 선미쌤께도 감사드립니다!
제게 해주셨던 말이 기억납니다ㅋㅋㅋ 질문이 있으면 쌤 말 끊어서라도 바로 물어보라고.. 그렇게 질문드리면 어느 것이라도 차근차근 설명해주시고 감사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화성학 문제의 구조 파악, 주어진 성부의 요소 활용 등 쌤께 배운 너무 많고 덕분에 시험도 잘 치르고 온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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