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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연세/이화동시합격 ㅇㅊㅇ 지도;이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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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20학번 양채은 이라고 합니다!
제가 합격 수기를 쓸 거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했었는데..
저를 합격으로 이끌어주신 모든 분들께 너무나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 후기가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한자한자 적어보겠습니다
저는 어릴때부터 노래쪽에 관심이 있어 실용음악을 전공하려다 중학교 3학년때 뒤늦게 클래식 작곡으로 돌린 케이스입니다.
그래서 예고를 나왔음에도 고2때까지 클래식에 정말 무지하고 찾아 듣지도 않을만큼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학교에서 실기시험 치면 1등은 아니여도 항상 중위권정도는 해서 제가 실기를 잘하는 편인줄 알았어요.
이어트레이닝에 들어오기 전까지 저는 음악을 입시와 동떨어진 채, 선생님들 말도 안듣고 제 맘대로 재밌게만 해서 그랬는지 피아노 음형은 물론 사보, 선율선까지 완전 엉망이였어요. 특히 피아노 음형에 대해서는 정말 아무것도 몰라서 3부형식 곡을 쓸 때에 모티브에 나왔던 반주형만 계속 반복하기 일쑤였습니다. 고2 12월쯤에 이수정 선생님께 테스트를 받으러 처음 갔었는데 선생님께서는 제 악보를 보시고 잘한다는 말씀도... 심각하다는 말씀도... 정말 아무런 말씀도 없으셨어요. 그때는 왜 아무 말씀도 안하셨지? 내 악보가 별 문제가 없나?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심각한 점이 한둘이 아니라서 그러셨던 것 같아요. 제 어떤 점을 보고 저를 받아주셨는지 모를 정도로 정말정말 심각했습니다...
이후 이어트레이닝에서 레슨을 시작하고나서 한 3~4개월 동안은 정말 기초만 배웠어요.
이때 정말 많이 혼났습니다.. 선생님께서 선율선과 음형은 말할 것도 없고 일단 사보가 너무 심각하다며 얼굴에 화장은 그렇게 예술적으로 하면서 사보는 어찌 이러냐고하신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테스트 가던 날 화장을 빡시게 하고 갔는데 그게 인상적이셨나봐요.ㅎㅎ
제가 이어트레이닝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가요를 워낙 좋아했었고 원래 실용음악을 할 생각으로 음악을 시작했던지라
클래식에는 전혀 관심도 없고 듣지도 않았었는데, 그거 때문인지 제일 첫단계인 선율 쓰기부터 참 막막했습니다,,
이수정 선생님의 '선율을 잘쓰고 싶으면 귀에서 진물이 날 때까지 음악감상하라' 는 말씀에 천곡이 넘던 가요들을 다 삭제하고 클래식을 다운받아 틈날 때마다 정말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계속 아름다운 음악과 그 악보를 귀로 듣고 눈으로 보니 정말 제 음악이 조금씩 유려해지더라구요.
그리고 수능이 끝나고 두달동안.. 저에게 극심한 슬럼프가 찾아왔어요. 수능때 고작 2주 쉬었을 뿐인데 전에 곡을 어떻게 썼고 어떻게 전개했고 그런게 전혀 기억이 안나더라구요. 한번은 곡을 쓰고나서 스스로 괜찮게 썼다고 생각했는데도 78점을 받아서 완전 멘붕이 왔던 기억이 나요.
입시는 점점 다가오는데 내 실력은 점점 나빠지는 느낌에 멘탈도 완전히 무너지고 심적으로도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답답함에 레슨실에서도 울고.. 집에서도 연습실에서도 매일같이 울고 옆에서 지켜보는 엄마도, 선생님들께서도 너무 안타까워 하셨어요. 스스로 실력에 대한 자신감도 완전히 무너지면서 마지막에는 거의 포기한 상태로 입시를 치렀던 것 같네요.
저는 솔직히 선율을 유려하게 잘 쓰고 음악성이 너무나 좋고 그런 사람은 아니라서 훈련이 잘 되어있던 음 많은 모티브가 시험에 나오길 바랬었는데, 이화여대에서 갑자기 파격적이게도 음 많고 내청이 어려운 그런 모티브가 나와서 진짜 속으로 하나님 감사합니다 착하게 살겠습니다 하면서 시험을 쳤던 기억이 나요.
반대로 연세대 시험때는 소리가 너무나 아름답고, 못갖춘마디가 두박씩이나 있는 제가 정말 자신없던 유형의 모티브가 출제되어서 아 진짜 망했구나 하면서 곡을 쓰기 시작했는데 감사하게도 붙여주셨습니다.
20분을 남기고 다 쓰고나서 찬찬히 읽어보는데 평소에 제일 자신없었던 B 클라이막스 부분이 진짜 너무너무 맘에 들더라구요..!
이보다 더 잘쓸수는 없겠구나 싶을 정도로요. 그래도 A를 썩 마음에 들게 쓰진 못해서 과연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까 했는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청음
청음은 제가 가장 자신있던 과목이에요. 지금이야 자신있다고 말하지만 이어트레이닝에 들어오기 전까지 저는 진짜 엄청나게 심한 박치였습니다. 단성청음에서 좀만 어려운 리듬이 나와도 끝까지 쫘악 밀리는가 하면.. 2성청음에서 리듬이 좀만 꼬여도 아예 손도 못댈만큼 리듬에 대한 감각이 1도 없었어요.
그래서 엄희수 선생님께 테스트를 받으러 간 날 선생님께서는 제가 단성청음을 두번째음부터 끝음까지 다 밀려적은걸 보시고 경악을 금치 못하셨어요.
귀는 정말 좋은데 훈련이 전혀 안되어있는 상태라고 하셔서 그때부터 하루에 30분씩 리듬시창을 하고, 기준에 맞게 박자 세는 연습을 하고 박치 탈출을 위해 정말 피나는 노력을 했습니다.
이번에 이화여대 단성 청음이 많이 어려웠다고들 하더라구요,
저도 처음 1-8마디까지 듣고나서 식은땀이 줄줄 흘렀습니다 셋잇단이 너무 많아서 자칫하다가는 밀려서 다틀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저같은 경우는 불안해서 입시 보기 직전까지도 리듬시창을 계속 꾸준히 했는데 정말 덕을 많이 봤습니다.. 아마 다맞지 않았을까 싶어요.
저는 청음에 제일 자신이 있어서 솔직히 청음시험이 정말 어렵게 나오길 내심 바랬습니다.
근데 이번에 연세대 청음이 쉬워서 시험을 치는데 진짜 화가나더라구요
내가 이 시험 치려고 1년동안 그렇게 청음에 매달렸나 하고.. 그래서 하마터면 정신놓고 진짜 큰실수 할 뻔했는데 뒤늦게 정신차리고 잘 쓰고 나왔습니다.
희수쌤께서 막판에 자기가 잘 실수하는 것들 정리해서 적어보라고 하셨는데 저 그거 아니였으면 아마 시험장에서 또 조성표기 안하고 나왔을거에요..ㅎ
피아노
제가 처음 예고에 입학했을 당시 작곡과 담당 선생님께서는 제가 대학을 갈 때에 피아노가 발목을 잡을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정도로 피아노를 진짜 못쳤어요
피아노를 오래 치지도 않았고, 또 애정도 없었거든요.
그래서 그때(고1때) 피아노 레슨쌤께서 제가 연대를 가고싶어한다는 말을 들으시고는 진짜 목표가 연대니? 진짜? 하셨어요
제가 너무 터무니없이 피아노를 못쳤기 때문에.. 자꾸 못한다는 말만 듣고 무시만 받으니까 '나도 피아노를 잘치고싶다' 는 욕심이 났어요.
정말 피아노를 싫어했었는데.. 애정을 가지고 정말 잘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피아노를 대하고, 내가 여기서 제일 잘쳐 이런 근자감을 가지고 연습하고... 또 학교에 매일같이 새벽6시에 등교해서 수업 전에 새벽 연습도 했어요.
진짜 피곤해서 죽을거같고 이렇게 한다고 뭐 얼마나 늘겠어 했었는데 어느순간 정말정말 많이 늘어있더라구요.
이어트레이닝에 들어와서는, 제가 기본기가 없고 터치가 약한 편이라 정혜욱 선생님께 6개월정도 배우고, 연대 지정곡이 나온 이후로는 이하나 선생님께 배우게 되었습니다.
정혜욱 선생님께 처음 갔을 때 제 손을 보시더니 손에 너무 힘이 없고 흐물거린다고 이 손으로 어떻게 지금까지 피아노를 쳤냐고, 깜짝 놀라셨어요.
저는 손에 뼈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손이 물렁물렁하고 손가락도 얇은지라 어깨랑 팔에 힘을 주고 피아노를 치는 게 습관이 되어 있었어요. 정혜욱 선생님께 레슨을 받으면서 어깨에 힘 빼는 법, 건반을 때리지 않으면서 풍부한 소리를 내는 법 등 기본기를 잘 다져놓은 게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여전히 테크닉은 다른 친구들에 비해 부족해서 지정곡이 혹시 에튀드가 나오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도 왈츠가..!
나온 줄 알았는데 제가 왈츠때문에 이렇게 고생할 줄은 저도 정말 몰랐습니다.
저는 고2때부터는 피아노 선생님들께 음악성이 참 좋다 표현력이 뛰어나다 이런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렇기에 테크닉은 조금 부족하지만 표현력은 좋은 편이였던 저에게 왈츠는 정말 최고의 곡이라고 생각했어요.
입시곡이 나온 이후부터 배웠던 이하나 선생님께서도 왈츠를 잘 이해하고 치는 것 같고, 흐름도 좋다고 하셨었죠..
그런데 수능이 끝나고 제가 작곡에 슬럼프가 와 자신감이 서서히 떨어지고 있을때 쯤.. 제 왈츠도 완전히 곤두박질치기 시작했어요.
홀테스트를 하면 날이 가면 갈수록 점수가 떨어지고 나중에는 홀테스트를 하는 날마다 집에서 잠도 안자고 몇시간씩 펑펑 울었어요
수능 이후에 연습을 더 안한 것도 아닌데.. 저는 날이 가면 갈수록 퇴보하는 학생인 것 같아서요. 입시 직전까지도 텐션이 안돌아와서 막판에는 거의 피아노 레슨을 매일매일 다녔어요.
정말 나중에는 지치고 자포자기한 상태로 레슨 다니고... 홀테스트 다니고... 그랬었는데 연대 실기시험 전주에 거짓말같이 눈이 탁 트여서 실기시험때 정말 다섯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잘치고 나왔던 것 같아요.
제가 입시를 하면서 가장 가슴에 새겼던 말은.. '나 자신을 이기자' 인데요
저는 예고때 피아노 실기시험마다 너무 긴장해서 부들부들 떨고 멘탈도 참 약했는데 이번 입시를 통해서 나도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이구나 그리고 죽어라 노력해서 안되는 건 없구나.. 알게 되어서 정말 너무 감사합니다. 저는 연대, 이대 시험 모두 약을 단 한번도 먹지 않고 긴장도 안하고 시험을 쳤습니다. 거의 포기한 상태로 시험을 쳐서 그랬을까요..ㅎㅎ
지금은 그냥 제가 한 모든 경험들에 감사하고 제가 이번 입시로 인해 정말 많이 성장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입시초에 못한다고 정말 많이 혼나고 모진 말도 많이 들으면서 많이 상처받기도 했지만 그게 저를 더욱더 겸손하게 했고, 항상 음악에 절실한 배움의 자세로 임하게 했고, 마침내 합격으로 이끌었다고 생각합니다.
연대 발표가 나던 날 엄마랑 밖에서 점심밥 먹고 있다가 제가 연대에 합격한 걸 알게 되었어요. 엄마가 결과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확인하려고 하시길래 제가
'엄마 그냥 확인하지 말자 나 어차피 떨어졌을 것 같아'
했었는데 엄마가 보고 너무 놀라시면서 축하한다는데 이거 붙은거 아니냐고 보여주셔서 저도 너무 놀랐어요.
저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제가 붙을 줄..
항상 제 마음속에는 알게모르게 내가 음악성이 부족한가? 재능이 없나? 너무 늦게 시작했나.. 이런 열등감이 있었거든요.
그 열등감 때문에 제가 미친듯 음악에 매진할 수 있었고, 너 진짜 열심히한다 너 같은 애 처음봤다 이런 말 들어가며 입시를 잘 치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앞으로 생각하고 있는 저의 진로에 대해 덧붙이자면,
저는 교직에는 뜻이 없고,
선생님들께는 한번도 말씀드린 적이 없었지만 영화, 뮤지컬 음악감독이나 싱어송라이터 쪽으로 생각 중입니다!
싱어송라이터가 제가 작곡을 시작하기 전, 정말 아주 오래 전부터 마음속에만 간직해왔던 제 꿈이거든요.
가끔 음악을 하는 것에 있어서 회의감이 들 때에 제가 쓴 곡을, 제가 불러서 그걸 다른 사람들이 듣는 것을 많이 상상해왔어요. 제가 현재 하고있는 클래식과는 약간 거리가 있긴 하지만요.ㅎㅎ
어디가서 한번도 말한 적이 없어서 좀 부끄러운데 앞으로 나이가 들어서도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 잃지 않고 항상 도전하면서 살고 싶어요-ㅎㅎ
선생님들 찬양.. 안하려고 했지만 너무나 감사드리고 싶은 분들이 많아서 그냥 하도록 하겠습니다><
별거 없는 제자인데도 항상 너무나 좋게 봐주시고 제 합격 소식에 우시기까지 하셨던.. 이수정 선생님, 선생님같은 분 제 인생에서 다신 만나지 못할거에요. 소중한 가르침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했습니다!!
항상 우리 이어트레이닝 친구들 생각해주시고 또 헌신적으로 가르쳐주신 엄희수 선생님, 레슨받는 동안 항상 선생님의 진심이 느껴졌어요.. 선생님 마지막 레슨때 주신 편지 읽고 눈물이 줄줄 흘렀습니다ㅜㅜ 일년동안 감사했습니다..! 엄엄마♡
수능 끝나고 지쳐있던 저에게 용기를 주셨던 박지호 선생님, 선생님께서 12월쯤 갑자기 카톡으로 보내신 장문의 편지가 저에게 정말 큰 힘이였어요.. 개인레슨부터 종일반까지 선생님께도 정말 많이 도움 받았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저의 왈츠를 책임지신.. 이하나 선생님, 수능 이후에 기나긴 슬럼프로 애먹여서 죄송했습니다..ㅜㅜ 그래도 선생님 덕분에 연세대 시험장가서 실수없이 정말 잘 치고 나왔어요!! 감사했습니다!!
후기글에는 따로 적지 않았지만 수능 이후에 화성학을 가르쳐주신 신선미 선생님, 숙제 제대로 안해와서 죄송했습니다.. 음악적 풀이에는 정말 무지했던 제가 선생님 덕에 그래도 많이 성장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못난 딸이랑 1년동안 같이 입시한 우리 엄마, 아빠께도 감사합니다. 막판에 정신못차리고 힘들어하는 모습 보면서 엄마 아빠는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더 자랑하고 싶은 딸이 될게요!!!! 사랑합니다!!
제가 음악을 시작해 거쳐간 모든 선생님들, 그리고 1년간 이어트레이닝에서 같이 공부한 친구들, 언니 오빠들 모두 감사합니다. 서로 말 못해도 정말 큰 힘이였어요 우리.. 모두 대학가서 원하던 음악 원없이 하면서.. 그렇게 살아가길 저도 빌게요.ㅎㅎ♡
글을 쓰기 전에는 아주 감동적이고 멋진 글을 쓰고 싶었는데, 쓰고보니 좀 장황하네요
comp_chaeun_yang
제 인스타그램 아이디입니다
혹시 궁금한 점이 있다면 다렉 주세요..!
♡연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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