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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서울대 작곡과이론전공 합격후기 ㅎㅅ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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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생은 1년동안 연세대 작곡과 입시를 준비하다가, 학 내에서 서울대 수시원서를 쓸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와 10월부터 이론과 준비를 병행하여 서울대를 합격하였습니다:)
여러과목을 동시에 준비하느라 힘들었음에도 둘 다 성실히 해낸 우리 *진이에게 진심어린 박수를 보냅니다
더불어 작곡과와 이론과 사이에서 고민이 되는 학생들은 이 학생의 후기를 참고해보고 조언을 구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서울대학교 작곡과 이론전공에 합격한 홍*진 이라고 합니다!
사실 합격 발표가 난지 좀 되어서 생생하게 기억이 안나는데…ㅎㅎ 그냥 저의 입시 시절을 정리 해볼까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클래식 음악을 좋아해서, 음악을 하고싶다는 막연한 꿈은 가지고 있었지만 ‘과연 내가 음악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라는 마음에 도전해보지 못했어요. 어릴 때 피아노 전공을 준비했었는데, 콩쿨에 나가니까 저보다 잘 치는 애들이 수두룩하더라고요ㅠㅠ 그래서 그냥 남들 하는대로 공부 열심히 하면서 살았는데, 고등학교 올라갈때쯤 음악이 다시 하고싶어졌어요. 예전에 배우던 선생님과 상담을 했는데 그 때 피아노를 시작하는 건 너무 늦었고 제 진로를 생각했을 때도 작곡이 더 나을 것 같다고 하셔서 작곡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좀 부끄럽지만,
저는 그 전까지 제가 곡을 쓸거라고는 상상도 해보지 못했어요. 곡은 모차르트나 베토벤같은 천재들만 쓴다고 생각을 했고, 작곡과 준비를 시작하면서도 ‘설마 내가 진짜 곡을 쓰겠어?’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답니다..ㅎ
그래서 화성학, 청음은 정말 재밌게 배웠는데
곡을 진짜로 쓰기 시작한 날부터는 하루하루가 멘붕이었어요ㅠㅠ
말했다시피 저는 제 곡에 대한 자신감도 없었고, 난생 처음 곡을 쓰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곡을 써야 할지에 대한 생각이 하나도 없어서 일주일에 세도막 한 곡도 며칠 밤새서 겨우겨우 써갔어요. 곡 쓰는게 싫었던 건 아닌데, 곡을 아무리 써도 제 마음에 들지 않고 못 쓰는 것 같아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그래도 음악하는걸 포기하기는 싫었고 하다보면 나아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냥 버텼는데 1, 2년이 지나도 똑같더라고요ㅠㅠ
선생님도 여러 번 바꿨는데, 다들 잘 하고 있다고는 하셨는데 제가 받는 그 스트레스는 없어지지 않아서 더 괴로웠어요. 그래서 2학년때는 거의 매일매일을 작곡노트 펴놓고 울기만 하면서 보냈고, 심지어는 엄마아빠한테 재수하고 안좋은 대학 가도 상관 없으니까 이제라도 피아노로 바꾸면 안되냐고 울었던 적도 있어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이수정선생님을 찾아가게 되었어요
이수정쌤께 배운 처음 그 3~4달이 제가 정말 다시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이 늘었던 것 같아요.
초급 모티브에 화성 선율쓰는 기초적인 것부터 시작했는데, 곡을 어떻게 써야 할 지 아무런 개념이 없었던 저한테는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기초적인게 어느정도 잡히니깐 제가 그 전에 분석했던 곡이나 화성을 접목시킬 수 있게 되면서 정말 막혀있던 수도꼭지가 뻥 뚫린 듯이 곡을 쓰게 된 것 같아요ㅎㅎㅎ 무엇보다 제가 원하던 대로 곡을 제 맘에 들게 쓸 수 있게 되었고, 선생님은 거기서 항상 어떻게 하면 더 잘 쓴 곡이 될 지 같이 고민해 주셔서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거짓말처럼 보일 지 모르겠지만, 제 고 3 입시는 힘들었다기 보다는 행복했던 기억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사실 여기 클래스에 오기 전에, 경쟁이 심해서 자신감 없는 제가 더 힘들어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하지만 오히려 제가 잘하는 부분이나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어서 좋았고, 제가 잘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자신감이 많이 생기기도 했구요! 친구들, 언니 오빠들이랑 같이 힘든걸 나누고 서로 배울 수 있어서 좋았어요.
합격 수기라니깐 뭔가 저만의 거창한 비법을 써야할 것 같은데,,,저는 그냥 제가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뭐든지 최대한 열심히 하기만 했거든요ㅠㅠ
근데 제가 입시하면서 느낀건, 자신이 무엇이 부족하고 그것을 어떻게 고쳐나가야 할 지에 대해서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무작정 열심히만 한다고 되는게 아니더라고요…
아! 그리고 플래너를 매일매일 열심히 썼어요. 이건 당연한건가 싶지만…ㅎㅎ 작곡과는 해야할 것도 많고, 모든 과목을 매일 꾸준히 해야하니까 플래너 쓰는게 도움이 많이 된다고 느꼈어요. 제 플래너 맨날맨날 검사해주신 희수쌤 감사합니다ᰔᩚᰔᩚ
마지막으로 서울대 입시하면서 느낀걸 써볼까 해요!
사실 서울대는 생각도 하지않고 있다가 9월 초쯤에 학교에서 지균 받을 수 있다고 연락이 와서 도전해보게 되었어요.
처음엔 연대랑 같이 준비해도 될거라 생각했는데 두 학교 다 준비하는게 너무 빡세서ㅜㅜ몸도 힘들었지만 그것보다 오랫동안 바라보고 준비했던 연대를 포기해야 할지 고민하는게 멘탈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최저 맞춰야 하는데 수능 몇 주 전까지도 갈피를 못잡고 헤맸던 기억이 나요..ㅎㅎ
이 때 전화랑 카톡으로 제 멘탈 꼭 붙잡아 주셨던 김계화 선생님이랑 희수쌤ㅜㅜ너무 감사해요 힘이 많이 되었어요ᰔᩚ
그리고 사실 떨어질 같은데 일단 한 번 써보자 하는 마음으로 원서 넣은 건데…저보다도 저를 더 믿고 이끌어주신 김계화쌤, 진심으로 응원해주신 이수정쌤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와서 정말 기뻐요ㅠㅠ
제가 글쓰는 걸 좋아해서 자소서나 면접 준비는 비교적 수월했던 것 같아요. 이론전공 입시에 대해서 궁금한건 저한테 연락주시면 자세하게 알려드릴게요!
그리고 사실 서울대 면접을 준비하면서 저 자신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돌아보게 되었는데요, 클래식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장르였기 때문에 작곡과 입시를 준비하면서 좋은 화성진행을 연구하고, 대가들 곡을 분석하고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하지만 제가 대학을 들어가고 정말로 작곡을 전공한다 했을 때, 조성에서 탈피한 곡이나 나만의 색깔과 어법을 가진 작품을 과연 즐겁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떻게든 만들 수야 있겠지만…작곡과 입시를 준비하기 전까지 곡을 쓰고싶었던 적이 없던 제가 과연 작곡과에 가는게 맞는걸까 하는 생각이 항상 마음 한편에 자리잡고 있었어요.
사실 입시곡으로 쓰는 세도막도, 그 시대에 살았던 어느 대가들 곡의 스타일을 따라하는 것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뭔가 입시에서 벗어났을 때 '나만의 곡'을 쓸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저를 사로잡고 있었던 것 같아요. 또 그래서 제가 이수정쌤을 만나기 전까지 그렇게 긴 슬럼프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것 같고요.
제가 너무 진지하게만 생각했나요?…ㅎㅎ
그래도 입시땐 이런 고민을 깊게 할 새도 없이 눈앞에 주어진 것들만을 바라보며 달려왔는데,
이론과 준비를 시작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면서 저를 다시 되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처음엔 단지 좋은 기회가 저에게 찾아왔기 때문에 한 번 도전해본다는 마음으로 시작한건데,
저를 돌아보니 제가 작곡과를 가려는 이유가 단지 여러가지 실기준비 하는게 재미있고 점수가 잘 나오니까 그랬던 것 같아서, 이런걸 고려하면 저는 작곡과보다는 이론과에 가는게 더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저는 올해 입시 준비하면서 정말 행복했고,
제가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다 선생님들이 훌륭하게 이끌어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ᰔᩚ
그렇기 때문에 제가 작곡과를 준비했던 시간과 노력이 하나도 아깝지 않고,
오히려 여러 방면에서 저를 성장시켜준 것 같아요ㅎㅎ
지금까지 저의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이 글에 자세히 적지는 못했지만 1년동안 부족한 저를 도와주신 지호쌤, 세영쌤, 윤미쌤, 주연언니, 선경언니, 클래스 친구들, 담임쌤, 엄마아빠 모두모두 감사합니다ᰔᩚ 제 곁에는 정말 좋은 사람들밖에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한 해였어요!!
모두들 수고 많았습니당ᰔᩚ
*카톡 아이디: yon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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