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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연세대 작곡과&이화여대 작곡과 합격후기 ㄱㅎ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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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연대 합격생이 아닐까 합니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연대, 이대를 동시 합격한 ㄱㅎㅇ 입니다! 우선 합격한 걸 확인하고 너무 실감이 나질 않아서 기뻐할 겨를도 없이 엄마를 붙들고 이게 진짜 합격한 게 맞냐며 계속 묻기만 했네요ㅋㅋㅋ
저는 초등학교 5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작곡을 시작했고 예중 예고에 합격을 하였지만 항상 제 실력을 의심하고 또 의심했습니다.
제가 과연 예고에 붙을 수 있었던 이유가 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서 예고에 붙은 직후, 붙었음에도 여러 생각으로 괴로웠던 것 같아요.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는 듯한 기분으로 곡을 쓰고 그런 마음으로 음악을 대하다 보니 사실 당연한 일이었죠.
처음 음악을 시작할 때의 순수한 마음과 달리 한 해 두 해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어쩐지 점점 음악과 멀어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이 길을 선택한 걸 후회하기까지 했으니까요.
입시 작곡에서는 듣기 좋은 곡을 쓸 수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던 제가 변할 수 있었던 건 이어클래스에 와서부터였어요.
예고를 자퇴하고 처음 이수정 선생님께 상담을 받으러 갔을 때 전 몹시 의기소침한 상태였어요. 제 자신에 대한 믿음이 정말 1도 없는 상태였고 자존감이 바닥을 치던 시기였지만 괜히 잘해보여야 할 것 같다는 쓸데없는 마음 때문에 오히려 더 얼어서 간 것 같아요.
그렇게 이어트레이닝에 들어오고 나서 몇 개월 동안 전 박지호 선생님, 이수정 선생님의 티칭을 받으며 곡을 고치고 또 고쳤습니다.
사실 초반에는 작곡 레슨을 가는 게 너무 두려웠어요. 음악에 대해 마음의 문이 너무 닫혀있는 상태였고 그게 곡에 너무 잘 드러났기 때문이었죠.
이수정 선생님께서는 제게 음악을 너무 학문처럼 대한다고 하시며 곡을 많이 듣고 노래를 계속 부르라고 하셨어요.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신대로 그대로 하면 되는데 그조차도 그대로 받아들이고 실행하지 못해서 몇 개월 간은 계속 헤맸던 것 같아요.
그러다 이제 본격적으로 입시 준비를 하기 시작했고 그때부터는 저도 정신을 차리고 음악을 듣고 노래를 부르려고 노력을 했죠.
선배들의 악보를 한번이라도 더 베껴보려고 레슨실에 틈이 나는대로 갔고, 종일반 시작 전에 조금이라도 일찍 가서 선배들의 악보를 공부했어요.
빠른 곡을 쓸 때와 느린 곡을 쓸 때, 각각에 맞춰 음악적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좋은 화성을 찾으려고 건반에 달라붙어 계속 쳐보며 그렇게 곡을 하나하나 써나갔습니다.
종일반에서 보조 선생님들과 이수정 선생님의 가르침과 도움을 받아 곡을 하나씩 완성해가며 제가 느낀 것은...
궁금한 게 있다면 되도록 빨리 질문을 하고 본인이 주변에 계속해서 도움을 청해야 한다는 거예요. 배움에 있어서는 망설이거나 기다릴 이유도, 시간도 없더라고요. 비록 저는 질문할 때를 자꾸 놓쳐서 그냥 넘어가기 일쑤였지만..ㅋㅋ
그 때문에 연대 입시장에서 질문을 안 하고 넘어갔던 부분에서 고민만 하다 결국 큰 실수를 하나 하고 말았어요. 여러분은 그러지 않길 바랍니다..
아 그리고.. 선생님들께도 물론 너무 많이 배웠지만 함께 공부한 든든한 언니오빠들과 서로의 악보를 공유하며 또 질문하며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어요. 제가 갖고 있지 않은 점들을 참고하며 또 새롭게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죠.
저는 피아노를 김계화 선생님께 배웠습니다.
피아노에서도 할말이 참 많은데.. 사실 주변분들께서 은근히 제가 쓸데없는 고집이 있다고 하세요. 그게 피아노에서 여실히 드러난 것 같아요.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신 대로가 아닌 계속 잘못된 방향으로 가기 일쑤였죠. 선생님께서 정말 많이 답답하셨을텐데 계속해서 끊임없이 바로잡아주셔서 항상 죄송하고도 감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연세대 지정곡이 나오고 리스트의 곡 중에서는 작은 곡이지만 빠르고 화려한 에튀드인만큼 건반을 하나하나 더 깊게 누르며 쳐야 하는데 몇 달 동안이나 페달에 의존해서 설렁설렁 연습을 해둔 것이 끝까지 제 발목을 잡았어요.
게다가 제 실력이 부족하다 느끼고 만족을 하지 못할 때면 지나치게 긴장을 하는 제 성격 탓에 홀테스트를 할 때마다 머리가 백지가 되어 까먹어서 멈추고, 악보를 건너뛰고.. 막판까지 매번 홀테스트마다 제대로 된 연주 한 번을 하지 못해서 제 스스로가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죠..
시험이 코앞에 닥치자 이젠 정말 물러설 곳이 없다 생각해서 죽기살기로 땀과 눈물 콧물을 흘리며 부분연습에 매진했어요. 악보를 자꾸 까먹는 부분에 있어서는 피아노 앞에서만이 아닌 차 안에서, 지하철에서, 혹은 식탁에서도 곡의 처음부터 끝까지 쭉 손가락을 움직이며 노래를 하는 버릇을 들이려고 노력했죠.
선생님께서는 곡의 전체적인 흐름은 물론 제 부족한 점을 매번 확인하시고 도통 감을 못 잡는 저를 위해 부분 연습 방법까지도 단계별로 아주 아주 세세하게 가르쳐주셨어요. 그렇게 선생님의 좋은 가르침 아래 시험이 2주 남았을 무렵부터 팔에 힘이 조금씩 빠지고 곡이 점차 능숙해지며 자신감을 찾아가기 시작했어요. 손이 잘 돌아가야 하는 곡이었기에 시험 당일날 아침까지도 부분 연습을 하다 들어간 기억이 있네요.
사실 청음은...... 그래도 모든 과목 중 가장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던 과목이었던 것 같아요.
청음 과목 자체를 좋아했기 때문에 청음 인증을 하는 것도 저한테는 그리 힘든 일은 아니었어요. 그저 청음을 이렇게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며 감사해하고 있었죠.
그런데 시험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청음 시험을 크게 망친 적이 있어요. 저에게 그때부터 청음이 공포로 다가오더라고요. 왜 하필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긴건지 처음에는 스스로 원망도 많이 하고 괴롭기도 했지만 그 순간을 기점으로 나에게 부족한 점과 내가 모르는 것들을 새롭게 다시 정리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과정을 한번쯤은 겪었어야 했던 건데 그때까지 많은 것들을 배웠지만 사실은 머릿속에 정리를 너무 안 해두었던 거죠. 문제를 꾸준히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답 정리와 모르는 부분에 대한 질문과 정리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전 화성학을 풀 때 화성에 맞춰 음을 채워넣기에만 급급했는데 신선미 선생님, 그리고 이수정 선생님께 화성학을 배우며 조금씩 흐름과 내성의 선율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게 되었어요. 화성학도 항상 곡처럼 생각을 하라고 하시던 이수정 선생님, 그리고 막판까지 나와있는 요소들의 활용과 흐름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하게 해주신 신선미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사실 고 1때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1년 앞당겨 대학시험을 치르는 선택을 하며 내가 순간의 선택으로 훗날 크게 후회하는 순간이 오진 않을까 늘 걱정이 많았어요. 그럼에도 제가 꿋꿋하게 버틸 수 있었던 건 많은 분들의 도움과 관심 덕분이었던 것 같아요.
우선 늘 곡을 쓰는 데 두려움이 컸고 난 무얼 위해 음악을 하고 있나 싶을 때가 많았는데 비로소 음악을 온전히 음악으로 대할 수 있게 해 주신 이수정 선생님께 무엇보다도 정말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때론 저희들을 정말 따뜻하게 격려해주시고, 때론 저희가 멘탈 붙들고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채찍질도 해주셨는데 사실 이제는 전부 감사한 기억밖에 남질 않았네요.
세세한 부분까지도 저희 한명 한명 모두 신경써주시고, 진심으로 많이 아껴주시고 저희가 정말로 잘되길 바라신 엄희수 선생님께 정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언니같은, 엄마같은 선생님의 마음이 너무 잘 느껴졌어요.
또, 제가 많이 답답하셨을텐데도 어떻게든 제가 깨우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밤낮으로 가르쳐주신 김계화 선생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선생님께 녹음과 영상을 보내드리고 악보에 피드백을 받을 때면 항상 어떻게 그 수많은 학생들에게 이렇게까지 꼼꼼하고 정성스럽게 가르쳐 주실 수가 있는지 너무 놀라웠어요..! 막판에는 정말 하루종일 피아노 레슨을 해주시기까지 하셨죠..정말 감사했습니다.
화성학의 한 부분 한 부분을 꼼꼼히 봐주시고 더 좋은 방법을 함께 고민하게 하시며 늘 힘이 되는 말씀을 많이 해주신 신선미 선생님께도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좋은 음형과 좋은 소리에 대해 함께 고민해주신 모든 작곡 보조 선생님들...
박지호 선생님, 이어트레이닝 제일 초반부터 음형 그리고 소리에 대해 설명해주시고 하나하나 고쳐주시며 열심히 가르쳐주셨는데 정말 감사했습니다. 연대 피아노 시험을 앞두고 해주신 격려가 작곡시험을 못 본 것 같아 불안해하던 제가 다시 각성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어요.
이연경 선생님, 세세한 부분 하나 하나까지 고쳐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선생님의 악보를 쳐보며 이어클 언니들과 감탄했던 기억이 있어요. 곡이 너무 좋았거든요..
조주연 선생님, 선생님께서 고쳐주신 부분들을 계속 쳐보고 베껴보며 정말 많이 늘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표현 한 번 제대로 못했지만 속으로 선생님께 정말 많이 감사하고 있었답니다.
이어클 언니 오빠들.. 막내라고 많이 챙겨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함께하며 정말 많이 배웠고 이렇게나 성실하고 착한 언니 오빠들과 함께할 수 있어 제가 참 복 받았다고 많이 생각하곤 했어요.
마지막으로 그간 거쳐갔던 많은 선생님들, 그리고 제가 힘들어할 때면 저보다 더 괴로워하고 저의 합격 소식에 누구보다도 기뻐했던 사랑하는 부모님.. 죄송하고 감사했습니다.
모두 감히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감사합니다.
저 역시 열심히 했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결코 해낼 수 없었을 거예요.
이번 입시를 준비하며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이어클래스의 배움을 잊지 않고 음악 하나에 진심으로 웃고 울 줄 아는 그런 음악인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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