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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한예종 음악학과 합격후기-김상헌 제 1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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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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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경우는 이번에 예종 음악학과를 준비하면서 완전히 혼자 독학을 했지만,
다른 분들은 다들 레슨 선생님이 계시고... 더군다나 공부 방법이란 것은
사람마다 선호하는 방법이 각각 다르므로... 또한 예종 홈페이지에 나중에 시험
문제가 공개될 것이기 때문에... 제가 공부했던 방법과, 시험 내용을 적는것이
좋을지 아니면 저 같은 사람도 합격했다고, 글 읽는 분들에게 자신감을 주기
위해 제가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나 주저리 주저리 적는게 좋을지...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살아온 이야기나 주저리 주저리 적을 경우 별로 관심들도 없을 것 같고
저도 쓰기 부끄러운 내용이고...;;; 그러므로, 제가 예종을 준비하며 공부했던
방법과 시용 내용에 대해 간단하게 적도록 하겠습니다. 길게 쓰자면 정말 책 한
권 낼 분량이라... -_-;;;
예종 음악학과는 1차 시험에서 피아노, 청음, 화성학을 보고, 2차에서 논술,
영어, 면접... 이렇게 모두 6개의 시험을 봅니다. 그럼 각각 제가 공부했던
방법과 시험 내용 등을 적어보겠습니다.
먼저 피아노는... 제가 가장 자신 없는 분야가 피아노입니다. 어릴적 부터
피아노를 친게 아니라서 기본, 기초도 잘 안 되어 있는데다가 피아노에 소질이
없는지... 하루에 4, 5시간씩 쳐도 영 실력이 늘지 않고, 무대 공포증은 잔뜩
있고...... -_-;;; 아시는 분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제 피아노 실력이 얼마나
형편 없는지를...... --;;;
예종 음악학과는 피아노 외에 다른 악기나 성악도 가능하지만, 그래도 제가
다룰줄 아는 악기가 피아노 밖에 없었으므로 저는 피아노를 하기로 했습니다.
레슨 선생님도 없었기에 곡 선택부터 혼자 했는데... 그만큼 제가 치고 싶어하는
곡을 칠 수 있었던 장점도 있었습니다.
제가 선택한 곡은 베토벤 소나타 17번, 일명 템페스트... 1악장이었습니다.
그래도 입시곡으로 선택할만한 곡들 중에서는 테크닉적으로 별로 어렵지 않은
곡이라 생각 되었고, 저도 좋아하는 곡이었으며... 첫 부분에 천천히 연주가
시작되니깐 낯선 피아노에서 칠때 잇점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선택을... --;;;;
피아노는 아무리 학교 수업이 많은 날이라도 3시간은 치려고 했고, 준비하는
곡 이외에 하논이나 체르니도 조금씩 같이 쳤고... 그 외에는 가끔 제가 쳐
보고 싶은 악보들 아무거나 쳐 보기도 하고... --;;; 아무튼, 맨땅에 헤딩
그 자체였습니다. -_-;;;;
나중에 시험을 두 달? 한 달? 정도 앞두고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연습도
할 겸... 학교가기 전에 30분 정도 피아노를 치고 갔습니다. 아침에 비몽사몽
할 때 연습하는게... 의외로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제가 정말 메트로놈에 곡을 못 맞춥니다. 태어나서 한 번도 메트로놈에
곡을 맞춰본 적이 없으니... --;;; 고 3때, 피아노 학원 다닐때 어떻게든
선생님이 메트로놈에 맞추려고 하시다가 포기했었고...;;; 여튼, 그러니깐
박자가 아주 지멋대로 엉망진창이었습니다. -_-;;;
친구에게 어학용 녹음기를 빌려와서 제가 치는 곡을 녹음했는데... 으아아~~
이건 도저히 그대로는 안 되겠더군요. 그래서 시험을 2 주일 정도 앞둔 상황
에서... 특단의 메트로놈 연습에 돌입했습니다. -_-;;
메트로놈을 주머니에 넣고, 이어폰을 귀에 꽂고 다니면서... 걸어다니거나,
지하철을 타거나... 메트로놈 템포를 처음엔 40~ 50 정도로 아주 느리게 맞춰놓고
머리 속으로 곡을 메트로놈 소리에 맞췄습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악보를
꺼내 놓고 악보를 보면서, 머리속으로 곡을 메트로놈 소리에 맞추고... 그런
식으로 하면서 메트로놈 속도를 조금씩 높혀갔습니다. 나중엔 하루종일 메트
로놈의 똑딱거리는 소리가 귀에 들리니깐 정신병이 생길 것 같기도... --;;;;
그리고 그게 어느정도 익숙해진 뒤, 메트로놈 40부터... 실제 피아노 연주를
메트로놈에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안 되던게, 그런 머리속으로 맞추는
연습을 며칠간 하니깐 신기하게 메트로놈에 곡이 맞춰지더군요.
그 다음부터는, 실수없이 메트로놈에 맞춰 끝까지 다 연주를 하면 템포를
한 눈금 올리고... 그리고 또 실수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치면 한 눈금 또
올리고... 그런식으로 조금씩 높여가서 나중에는 메트로놈 100까지 맞추는데
겨우겨우 성공했습니다.
무대연습은... 제가 역시 혼자 집에서 피아노를 쳤던고로, 마땅히 무대 연습을
할 수가 없었는데... 다행이 제 친구가 다니는 강원대학교의 강당에 아무도
안 치는 그랜드 피아노가 하나 있었습니다. 강당에서 행사가 없는 날만 잘 잡아서
가면 하루 종일 그랜드 피아노로 무대 연습을 하고 올 수 있는... 그런 조건
이었지요. 건반이 무지 무거운 영창의 베이비 그랜드 피아노... 그래서 시험을
2 주일 앞두고, 일 주일에 한 번씩 춘천에 다녀왔습니다. --;;; 물론 경춘선
기차 안에서는 계속되는 메트로놈 소리...... -_-;;;
그리고 또... 피아노 동영상 강의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듣던
템페스트 음반은 꽤 빠른 속도에, 카리스마 넘치는... 그런 분위기의 템페스트
였는데 저는 도저히 그렇게 칠 수가 없어서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동영상 강좌에서 교수님의 연주는 의외로 침착하고 조용한, 그런 템페스트라...
아! 저런 템페스트도 있을 수 있구나... 하고 깨달으면서 조급함을 많이 버릴
수 있었습니다.
악보는 학교 도서관에 있는 Breitkopf 에디션을 빌려서 복사했고... 손가락
번호는 교보문고에가서 태림 출판사판 악보의 손가락 번호를 배껴 적어왔습니다.
가난해서 악보 한 권 제대로 못 사 가면서 음악 공부를... T.T
아, 그리고 피아노가 하도하도 안 되어서 역시 시험을 얼마 안 남겨두고...
금, 토, 일 사흘을 하루에 6시간씩 스케일만 붙들고 피아노와 선문답을 했습
니다. -_-;;; 그렇게 사흘간 선문답을 하다보니 뭔가 깨달음을 얻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_-;;;;;;
아무튼 이렇게 혼자서 완전히 맨땅에 헤딩을 해가며 피아노를 준비해서
시험장에 갔습니다. 무려 아침 8시 30분까지 입실이라고 해서 새벽같이 일어나
갔더니만... 으아~~ 다들 피아노를 무진장 잘 치더라구요. 무슨 디지털 피아노가
여러대 있는 곳이 대기실이었는데 들어가니 다들 쾅쾅 거리며 연습을...;;;
저는 쪽팔려서 헤드폰을 쓰고 연습을 했는데, 어느 분이 들어와서는 피아노
여기서 쳐서는 안 된다면서 다들 끄라고...;;; 치면 퇴실시키겠다고 하시더
라구요. --;;; 그리고는 출석 체크하고, 한 사람씩 옆 방으로 가서 야마하
업라이트 피아노로 5분 정도 연습을 했습니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시험장으로
갔고요...
치는 곡들은 다들 여러가지더군요. 베토벤 소나타, 쇼팽 발라드, 브람스 소나타
기타 등 등... 그리고 플룻과 바이올린을 하는 분이 각각 한 분 씩 있었나?
그랬던 기억이고 나머지 분들은 모두 피아노였습니다.
저는 다행이 아는분을 통해서 시험장 피아노가 어떤 피아노인지, 그리고
시험장 환경은 어떤지 미리 정보를 알고 있었습니다. 피아노는 소리 좋은
스타인웨이 피아노이고... 건반도 그리 무겁거나 가볍지 않으며 연주하는
사람을 편안하게 해 주는... 그런 좋은 피아노였습니다. 그리고 시험장소는
강당이 아니라 교수님 연구실이었구요... 지금까지 언제나 그 피아노, 그 장소
에서 시험을 봤다고 하더군요. 물론 커튼같은건 쳐져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체점은 음악학과 교수님 세 분이서 하셨습니다.
아무튼 피아노과를 가려다가 음악학과를 지원하신 분도 있고... 다들 예상외로
피아노를 너무나 잘 치셔서, 첫 날 부터 걱정이 많았습니다. 제가 피아노를
다 치고 인사하며 나가는데... 교수님 한 분이 저와 눈을 애써 안 마주치시며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먼 곳을 응시하시는 그 표정...;;; 아직까지도 저는
잊을 수 없습니다. T.T
아, 그리고 보통 대학이 1분~ 2분 가량 듣는데 예종은 굉장히 오랫동안
피아노를 듣습니다. 교수님이 듣고 싶은 만큼 들으셔서... 피아노 소나타를
치더라도 끝까지 다 듣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 경우는 발전부가 끝나고 재현부로
들어왔는데도 종을 안 치셔서... 옆을 바라보며 '끊어주세요~' 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안 끊어주시더군요. -_-;;; 결국 제가 연습한 곳을 다 치니깐
아주 딱 맞춰서 끊어주셨습니다. ;;;;;;
제 기억에는, 그 날 지원자중에 제가 피아노를 가장 못 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_-;;;
다음 날은 청음과 화성학 시험이었는데... 청음은 합창지휘과 지원자들과
같이 보더군요.
미디가 아니라 피아노로 직접 쳐 주었으며... 두 마디 단위로 끊어서 쳐주지
않고 8마디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에 다 쳐주었습니다. 높은음 자리표의
단선율, 낮은음 자리표의 단선율, 그리고 4성... 이렇게 3문제가 나왔고
각각 6번씩 쳐주었습니다.
청음의 난이도는 이어트레이닝의 6단계...? 그 정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다만 리듬은 좀 단순한데 비해서 임시표가 좀 많았습니다. 단선율은 둘 모두
조표없는 C-Major 였는데... 사실상 내용은 C-minor 였던 기억입니다. -_-;;;
4성은 D-Major 였는데, 증6화음도 나오고 N6 화음도 나오고 그랬지만 별로
어렵지 않았구요...
저는 절대음감인데 어설픈 절대음감이라... 검은건반에 약하거든요. 아무튼
청음은 이어트레이닝으로만 연습했습니다. 계속해서 청음문제 듣고... 시창
해보고... 청음 연습에는, 오로지 그 방법 밖에 없더군요. --;;; 무식하게
많이 해 보는 것... 그게 최선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미디에만 익숙하면
나중에 실제 피아노에선 당황할태니 시험을 며칠 앞 두고... 제가 눈 감고
건반을 두 개, 또는 세 개를 눌러서 음들 맞춰보기 연습을 했습니다. 어머니께서
건반을 두 개, 또는 세 개를 눌러주시기도 했고... 아무튼 실제 피아노 소리에서
여러개를 눌렀을 때 각각 음을 구분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시험에서는... 4성 청음은 완벽하게 다 적은 것 같고, 단선율은 리듬과 음은
전부 다 맞췄는데 임시표가 몇 개 조금 흔들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 2편에서 계속.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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